2000년대 초반 뉴욕 양키스의 부흥을 이끌었던 유격수 데릭 지터가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작년 7월 26일 입회식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1년이 훌쩍 지난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의 쿠퍼스타운에서 입회식이 진행됐다. 마리아노 리베라에 이어 만장일치로 헌액되는 것이 거의 확실시됐었지만, 딱 1표의 반대표가 나와 아쉽게 99.7%의 득표율(총 397표 중 396표)로 마무리되었다.
지터는 지난 1995년 데뷔 이후 2014년 은퇴할 때까지 20시즌 동안 뉴욕 양키스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데뷔 이듬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1998-2000 시즌의 3연패 등 총 5번의 우승 반지를 손에 쥐었다. 또한 유격수로는 최초로 3,000안타를 기록했으며, 그의 등번호 2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되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윤형선 대학생기자]
이날 행사장에는 과거 팀 동료였던 CC 사바시아, 호르헤 포사다뿐만 아니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뉴욕의 왕' 패트릭 유잉 등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지터는 이어진 헌액 기념 연설에서 "모든 야구 기자들에게 감사한다. 물론 딱 한 분은 빼고 말이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딱 1표 나온 반대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선수들은 팬들 덕분에 경기를 할 수 있다. 팬들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 야구를 하는 시간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며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번 헌액식에서는 지터뿐만 아니라 래리 워커, 테드 시몬스, 고(故) 마빈 밀러 등 총 4명이 명예의 전당 명단에 포함됐다. 워커는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했던 퍼거슨 젠킨스에 이어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캐나다인이다. 계속해서 명단에 들지 못하다가 마지막 도전인 10번째 투표에서 기준선인 75%를 살짝 넘는 76.6%의 득표율을 기록해 극적으로 입성에 성공했다. 8번째 도전에 나선 커트 실링은 득표율 70%를 기록해 이번에도 아쉽게 탈락했고, 약물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로저 클레멘스와 배리 본즈 역시 득표율 각각 61%와 60.7%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HOF)은 1936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333명이 헌액되었으며, 10번의 도전 기회 안에 야구협회 기자들의 투표에서 75%의 득표율을 넘어야 명단에 들 수 있다. 10번의 기회 안에 75%를 넘지 못하거나 한 번이라도 5% 미만의 득표율이 나오면 후보 자격이 자동으로 상실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3기 대학생기자 윤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