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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시 최초의 남자 보건교사 김찬현 선생님을 만나다.

by 4기박민서기자 posted Oct 20, 2017 Views 26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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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경복고등학교는 올해 서울시 고등학교 중 처음으로 남자 보건교사를 채용하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세 번의 도전 끝에 보건 교사가 된 김찬현 보건 교사다. 이미 언론에서 한 차례 인터뷰를 해서 전국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린 김 교사를 직접 인터뷰하게 되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Q. 보건 선생님은 보통 여자들이 많은데 남자로서 보건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처음에 남자는 간호사가 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EBS에서 직업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는데 주제가 남자 간호사에 대한 것이었죠. 그 방송을 통해 남자도 간호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원래 의학에 관심이 많고 미국 의학 드라마를 좋아했어요. 의학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데 현실상 의대 진학이 어려워서 간호학과를 지원해서 입학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교직 이수라는 기회가 생겼어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Q. 학창시절 꿈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학창시절 꿈은 지리교사였습니다. 교사라는 측면에서 꿈을 이루었지만 가끔 내가 지리교사로 살고 있다면 더 만족하며 살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Q. 보건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일단 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해서 성적이 상위 3~5%에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수 학점을 만족시키고 교생실습을 마치면 2급 교사자격증이 나오는데 이 단계까지 오면 임용고시를 볼 기회가 생깁니다. 임용고시에 합격하면 공립학교에 들어가는데요. 임용고시를 보지 않고 사립학교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보건지식이 있나요?


A. 학생들이 의외로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어느 부위가 아플 때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 병원의 종류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약물 오남용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머리가 아프다면 무조건 타이레놀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타이레놀이 만병통치약이 아닐뿐더러 두통도 종류에 따라 처방하는 약이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보건 교육 때 어떤 약을 어떨 때 써야 할지 교육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학생을 치료할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합니다.


A. 많이 다치지도 않았는데 엄살을 부리는 학생을 보면 그냥 놀러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정말 많이 다친 학생을 봤을 때는 아무 기분이 안 들어요. 제가 불안해하거나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학생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에 이 학생이 다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여러분이 게임을 할 때, 게임을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Q. 보건 선생님을 피곤하게 하는 학생이 있다면 어떤 유형이 있나요?


A. 사실 학생들이 보건실 오는 것이 피곤한 건 아닙니다. 저는 치료하는 것을 좋아해서 상관없지만 가끔 안 아픈데 보건실에 와서 제가 안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 아픈 곳이 없는 데 왜 왔냐는 질문을 하면 끝까지 아프다고 우기면서 입실을 원하는 학생이 있어요. 그런 학생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피곤하죠.


Q. 가장 많이 다쳐서 오는 경우가 어떤 경운가요?


A. 4분의 1 정도가 발목을 삐거나 손목을 삔 경우죠. 그리고 감기나 복통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Q. 보건 선생님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무엇인가요?


A. 제가 수업한 것을 학생들이 실천했을 때 뿌듯한 것 같아요. 미세먼지에 대한 내용을 수업한 적이 있는데 그다음 날 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찾아왔을 때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인터뷰 측면사진.jpg

김찬현 보건 교사(우측)가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민서기자]


Q. 보건 선생님께 학생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A. 배울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아요. 교학상장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교사와 학생이 서로 가르치며 성장한다는 뜻인데 저는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학생이 무조건 교육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존재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존댓말도 하는 거죠.


Q. 보건 선생님께 보건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A. 평생 동안 함께할 동반자라고 할 수 있죠. 제가 간호학을 선택하고 적성을 생각해서 보건교사가 된 것이니까 제가 이 일을 그만둘 때까지는 제 동반자가 되죠.


Q. 보건 선생님께 경복고는 어떤 학교인가요?


A.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직생활의 스타트를 이 학교에서 하게 된 거죠. 그래서 경복고에서 봤던 학생들이나 겪었던 사건들은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Q. 보건 선생님께 보건실이란 어떤 공간인가요?


A. 침실 같은 곳이죠. 저는 이곳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Q. 보건실에 가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빨간약이 있습니다. 보건 선생님께 빨간약이란 어떤 약인가요?

A. 만병통치약이죠. 이 약이 소독제거든요. 그러니까 많은 곳에 쓸 수 있고 부작용도 거의 없으니까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할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담 없이 줄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찬현 보건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 = 4기 박민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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