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신청해라” 재단의 압박, 교사 학부모 학생의 노력으로 무산
김천고 재학생들의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5시간 동안의 필리버스터 자유발언
[이미지 촬영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재정기자]
지난 9일, 경북 지역의 경북 문명고, 경북항공고, 김천고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에 15일 영주 경북항공고, 경산 문명고는 결국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검토한다고 의사를 밝혔던 학교 중 김천고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신청을 한 것이다.
경상북도교육청은 국정 역사교과서 신청 기한을 10일에서 15일로 연장한 데 이어 ‘교원 동의율 80% 이상’ 연구학교 신청 조건을 무시해도 된다는 공문을 전 14일 발송했다. 이로써 국정 역사교과서의 신청은 학교장의 자의적인 선택에 의해 15일 오후 6시까지 신청 기한이 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천고 교사 학부모 학생은 연구학교 지정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교사들은 연구학교 지정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제출했다. 20명의 학부모는 김천고 학교장을 만나 “국정 역사교과서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지 못한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는 신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촬영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재정 기자]
이후 김천고 1 2학년 200여명의 재학생들은 12시 30분부터 예정되었던 신청 마감 시간인 6시까지 연구학교 지정 반대에 관한 필리버스터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다.
2학년 최 군은 “우리 학교의 건학이념을 되새겨봐야 한다. 영위사학 함양민족정신(永爲私學 涵養民族精神), 사립학교를 육성하여 민족정신을 함양하라. 우리는 민족사학이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민족정신과 걸맞지 않은 행위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1학년 김 군은 “이번 김천고 학생들의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필리버스터는 김천고를 위한 것만이 아닌, 전국의 학교를 위한 것이다. 우리는 전적으로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하고, 그 국정 역사교과서로 배우는 것을 거부한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우리가 무엇을 반대하는지에 대한 본질을 잊지 말고 투쟁을 이어나가자”고 의견을 밝혔다.
[이미지 촬영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재정 기자]
경상북도교육청이 국정 연구학교 신청 시간을 당일 자정으로 연장하면서 김천고 학생들의 토론회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오후 8시경에는 학부모들과 재단 이사진과의 마찰이 있었다. 술에 취한 이사 중 한명이 학부모에게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 오후 9시 김천고 학교장은 연구학교 신청을 안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학부모 중 일부는 자정까지 학교에 남아 국정 역사교과서 신청 접수 마감을 기다렸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노력으로 민족사학 김천고의 이름을 지켰다. 차후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의사를 표했던 교사들이 재단으로부터 부당한 불이익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 = 4기 김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