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Crazy Rich Asians’에 대한 논란을 중심으로 예술의 도덕적 의무를 살펴보다

by 8기이혜림기자 posted Nov 26, 2018 Views 96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예술 작품은 창작자가 자신의 감정과 삶을 표현하는 수단인 동시에  문화를 구체화하는 문화재다예술가는 새로운 세계관을 건설한다는 관점에서 자유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이 창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도덕적 의무에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수는 없다
 

올해 8월에 싱가포르 부자들의 역동적인 삶을 시사하는 ‘Crazy Rich Asians’라는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개봉했다출연진 모두 동양인이라는 점에서 선풍적인 영화였다점차 할리우드라는 세계적 무대에 동양인들의 자리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인종 평등에  걸음 나아가는 발전을 보여주며영화는 이와 같은 역사적 의의를 지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그러나미디어특히 영화는  세계 사람들이 쉽게 접할  있는 매체인 만큼 그들의 생각에 영향을 끼치며 사상을 형성시킬  있는 힘을 지닌다그렇기에  영화는 동양 문화를  알릴  있는 반면에 동양에 대한 편견을 형성시킬  있는 위험 또한 가지고 있다따라서 대중은 영화에 미디어의 도덕적 의무에 대한 기대감을 부여하였고그러한 기대와 실망에 대한 대가로 영화는 비평을 피할  없었다현재 영화에 대해 지속되고 있는 논란을 살펴보자. 

 IMG_1829.JPG

    'Crazy Rich Asians'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8기 이혜림기자]


먼저, 'Crazy Rich Asians’은 중국, 일본, 한국 민족의 배우들 중심으로 싱가포르 부자 계층의 삶을 담은 영화다. 그러나 실제 싱가포르 인구 중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동양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싱가포르 인구의 대부분은 부유하기보다는, 경제적으로 빈약한 계층의 사람들이다. 영화는 소시민의 삶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 사이에서는 싱가포르의 사회적 상황과 문화를 존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의견이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배우들이 한국인, 중국인, 또는 일본인이지만 실제로 많은 싱가포르 사람들은 남아시아 민족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영화는 동양인들 중에서도 ‘올바른 종류’의 동양인을 분류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영화에 대한 또 다른 인종차별적인 논란이 발발하였다. 즉, 아시아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인지, 특정 아시아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인지 불분명한 것이다.


더 나아가, 영화는 서양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논란이 한 층 악화되었다. 영화 전체적으로 동양 문화를 표현하고 있지만, 서양 특유의 내러티브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과연 동양 특유의 분위기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것인지 의문점이 남는다. 특히, 배우들은 'Singlish'이라고 하는 싱가포르 특유의 영어 사투리를 사용하는 대신 전형적인 미국 발음으로 연기하였다. 감정과 생각을 나누어 문화를 형성하는 수단인 언어를 정밀하게 표현하지 않고 미국 발음으로 대체한 것은 싱가포르인들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였고, 온전히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끔 한다. 


감독은 철저히 인종 평등을 향한 인류의 노력에 기여하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다는 입장이다. 기존 영화 산업에서는 동양인 배우가 캐스팅되면 그 이유를 설명하여야 되었고, 특별히 작품에 ‘동양적' 요소가 있어야 했었다.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하였을 때, 과거의 영화산업과 반대되게 굳이 ‘정당화’할 필요 없이 아시아인 배우들을 캐스팅하였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었다고 했다. 인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감독의 정신도 인종차별주의에 반하지만 서양 문화가 묻어나는 서사에 동양인 얼굴을 대체하는듯한 현상이 발생하면서 소수민족은 서양 문화에 맞춰나가야 한다는 해석이 발생하여 오해의 여지가 생긴다. 


물론 작품에 대한 논란에 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영화는 그냥 영화로 보자는 것이다. 영화의 서사는 ‘Crazy Rich Asians’, 즉 상위 계층 동양인들의 삶을 나타내는 것에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내러티브의 흐름상 빈곤에 처해있는 소시민의 현실까지 담기는 어렵다. 덧붙여, 동아시아 배우들만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반하는 의견으로는 영화와 현실은 현저히 다른 세계관을 가져, 배우들은 작품 감상과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정확히 서사 상 인물들과 일치하지 않는 국적을 갖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표현되었다. 출연진을 모두 동양인으로 설정한 것 자체로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이 영화에 과도한 도덕적 의무를 강요하는 현상에도 문제가 보인다. 대중은 마치 이 영화가 동양인들이 주가 되는 할리우드 영화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관념에 갇혀있듯 하다. 그러나 이것은 평등에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발걸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Crazy Rich Asians’에 대한 이슈는 예술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점을 남긴다. 창작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문화의 세밀한 표현이 다른 세계관을 구성하는 창작자의 입장에서 그리 중요한 일인가? 창작과 현실 사이, 그 모호한 간격을 이해하며 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8기 이혜림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9기신영운기자 2018.11.30 18:41
    최근에 영화를 봤는데 이런 논란이 있는 줄 모르고 있었네요..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깊은 생각을 가지고 봐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갑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188819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357329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571237
필리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file 2022.01.28 최윤아 6476
저버린 이성, 다시 확산된 코로나 2020.08.26 박성현 6492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11일 만에 휴전으로 멈춰 file 2021.05.25 민호윤 6492
산업재해로 멍든 포스코, 포항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 2021.02.18 서호영 6494
'제33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개최 file 2021.09.27 이지은 6502
새로운 형태의 자산 가치 상승, 현대 사회가 가지는 또 하나의 숙제 file 2021.05.26 한형준 6504
게놈,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는 키 file 2020.09.07 김정원 6516
방위비협상, 아직도 현재 진행 중 file 2020.04.27 윤영주 6520
아프리카 말리의 장기집권 대통령 무사 트라오레 사망... 향년 83세 2020.10.08 박재훈 6537
4.7 보궐선거가 보여준 민심 file 2021.04.20 서호영 6537
홍콩 국가보안법 발의 이후 변화,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21.09.28 이원희 6550
국내 인구 60%가량 접종할 백신, 그 효력은? 1 file 2020.11.19 임윤재 6567
국내 연구팀, 차세대 반도체 소재 형성 과정 밝혀내... file 2021.04.14 한건호 6577
체포 과정에서 용의자를 질식사하게 한 미국 경찰, 그리고 이어진 '플로이드 사망 시위' file 2020.06.02 김가희 6578
윤석열,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에 이은 '개 사과' 논란에 이 지사 "한국판 홀로코스트 법 제정해야" file 2021.11.04 이도형 6590
평등의 바람, 멈췄던 물길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file 2021.06.28 백정훈 6591
조 바이든, 미 대선 승리 1 file 2020.11.13 최서진 6592
美 보건당국, 실내 '노마스크' 허용 file 2021.05.24 양연우 6594
코스피 변동성 증가,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file 2021.02.08 정지후 6617
2022년 대선, 국민의힘에선 누가 대선주자가 될까? file 2021.09.30 이승열 6617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 극복 기대난 file 2021.09.29 윤초원 6618
가상화폐는 투기적... 주요 인사들의 경고 file 2021.02.26 김민정 6624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 코로나19 대응 관련 주제로 팽팽히 맞선 트럼프-바이든 file 2020.10.27 박수영 6625
산업 현장은 아직도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랜섬웨어 사건” file 2021.07.09 우상영 6627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과 억지뿐인 결과 뒤집기 2020.12.23 김하영 6630
故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회적 인식 왜 다른가? file 2021.12.07 오유환 6636
美 대통령 트럼프 코로나19 확진... "곧 돌아올 것" 2020.10.14 임이레 6654
‘코로나19 시대에서 일상회복으로의 전환기에 청소년들이 겪는 생활실태’ 주제로 서울특별시 청소년정책포럼 개최 file 2022.06.20 이지원 6656
더불어민주당, 野의 만류에도 언론중재법 단독 통과 실현되나 file 2021.08.27 고대현 6667
코로나19, 동물도 피해 갈 수 없는 재앙 file 2020.09.28 최은영 6674
코로나19 뉴노멀 file 2021.03.02 박현서 6679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웨이퍼의 대량 도핑 기술 개발... 대량생산 원천기술 확보 file 2022.02.28 한건호 6688
방역패스, 이대로 괜찮을까? file 2021.12.22 김가은 6708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효과가 있었나 file 2021.03.02 이효윤 6711
70% 더 빨라진 전파력, 영국에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 발견 file 2020.12.22 박수영 6722
청년, 공공주택과 위기의 징조들 file 2021.07.19 전인애 6729
코로나19! 어디가 가장 위험할까? 충격적인 결과! file 2020.04.29 민아영 6751
야심 차게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과연 효과는? file 2020.11.24 김아연 6752
시위 확산된 벨라루스... 정부와 시위대의 줄다리기 file 2020.09.03 박재훈 6756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끝은 어디인가? file 2021.05.24 심승희 6768
6.25 D-DAY, 국민들 우려대로 전쟁 일어날까? file 2020.06.29 임지안 6775
초대형 선박 좌초로 마비된 수에즈 운하 file 2021.03.29 박수영 6776
그날을 기억하다 file 2020.05.21 최유림 6778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왔다? 1 file 2020.08.18 권혁빈 6778
4.7 보궐선거 이후 범야권의 반응은? file 2021.04.19 최원용 6779
욕망과 자유 사이 '리얼돌'에 관하여... 2021.01.27 노혁진 6785
수도권 고3 제외한 유, 초, 중, 고 원격 수업 file 2020.09.01 박정은 6787
8월에 주의해야 할 재난·안전사고 1 file 2020.08.10 김현수 679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