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온다고 말한다

by 11기하예원기자 posted Nov 09, 2018 Views 1279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지난 1일,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의 1학년 학생들은 아주 특별한 장소에 찾아갔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정치적 가치관을 성립하기 위해 방문한 그곳, 바로 제주4.3평화공원기념관이었다. 본격적으로 전시관에 들어가자,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정숙하고 진지한 태도로 관람에 임했다. 모두들 보이는 것마다 찬찬히 읽은 후 휴대폰을 들어 촬영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그들 모두가 집중했다.


 1948년 4월 3일, 그날 제주도에서 일어난 끔찍한 비극을 대중들은 흔히 '제주4.3사건'이라 부른다. 하지만 아직도 이 사건을 명명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의 사건을 보는 시각이 모두 다르다 보니 봉기, 항쟁, 폭동, 사태, 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제주4.3사건'은 당시 제주에서 경찰 및 우익 청년단의 탄압 중지와 단독정부 수립 반대 등을 내걸고 일어나던 무장봉기와 이후 계속된 무력 충돌들이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제주도는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했었지만 광복을 맞이한 이후로부터는 건국준비위원회와 지방의 자생적 조직들이 결합하여 인민위원회를 구성한 후, 활발한 건국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1945년 11월 9일 제주도에서 미군정이 실시되며 그 움직임도 시들어져 가는 듯했다. 그리고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행사 당시 미군정의 권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그 현장에 있던 어린아이가 군정경찰의 말발굽에 치여 사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3.1 발포사건이다. 그리고 3.1 발포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정부와 미군정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분노와 불신이 강하게 싹트기 시작한다.


20181101_170058.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위의 사진이 바로 4.3 백비이다. 백비란 어떤 까닭이 있어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을 뜻한다.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 수많은 아픔들이 비석에 그 어떤 것도 새길 수 없게 했다.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 날,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을 것이다.


 기념관에서 나온 후 다음 장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몇몇 학생들은 제주4.3사건을 검색하며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 한 사람이었던 김 모 양은 '기념관의 퇴장로가 바닥을 제외한 삼면이 희생자들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돌도 되지 않은 아기들의 사진이 꽤나 많은 것을 보고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또한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굳건히 했다'고 전했다.


20181101_172908.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언젠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을 맞닥뜨렸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를 '말 못 할 슬픔'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올 정도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말을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상으로 슬픔에 잠겨 눈물도 흘리지 못하는 것은 더 이상 슬픔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것은 고통이다. 우리는 이 고통을 겪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기억할 수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기억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제주도민들의 몫이 아니다.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역사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9기 하예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474389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471708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894781
그냥 정수기 물을 마신다고? - 미네랄의 효능 2018.07.25 임서정 19063
그날의 감정도 메모처럼-감정 기록 애플리케이션 MOODA 알아보기 1 file 2022.02.25 조수민 12454
그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온다고 말한다 2018.11.09 하예원 12792
그 많던 은행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1 file 2017.07.25 양현서 17732
그 달콤함의 유혹 6 file 2017.04.22 장서윤 12360
그 날에 대한 사과를 기다리며, 영화<어폴로지> file 2017.03.21 안옥주 14011
그 나라에서 느낀 기쁨을 무대에서 보여드립니다 굿뉴스코 페스티벌 file 2017.04.15 최지윤 12140
귀여운 테디베어를 보고싶다면, 테지움으로~ 1 file 2016.07.18 이지수 14357
귀여운 말뚝이와 함께하는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 file 2017.10.11 권나규 34056
궁금하다 2022년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file 2021.10.22 강준서 11764
궁극의 자유를 향해 2 file 2016.08.26 김민아 12980
굿뉴스코 단원 귀국 콘서트 '세계문화페스티벌' file 2019.03.04 정유영 12440
굿네이버스, 국회 의원회관서 아동 참여권 토론회 개최 2023.12.24 이수미 3573
굿네이버스, 가족그림편지쓰기대회 개최를 시작하다 file 2016.08.22 김가흔 16405
굿네이버스, 10대들의 생각은? file 2018.08.29 임세진 12221
굿네이버스 I'm your PEN 7기 모집 file 2016.07.24 백재원 14781
굽네치킨-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적을 만들어가는 학생들’ 응원 file 2018.06.04 디지털이슈팀 14328
굴러들어온 돌, 통합경비시스템 2 file 2017.03.27 이희원 13194
군함도 개봉, 아픔의 역사를 알리다 2017.08.05 김정환 17456
군포시 청소년 자원봉사 대축제, '안녕, ReAction' file 2018.10.15 강동형 16797
군산에서 보는 채만식 file 2016.11.20 박성우 14196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 가보다!! file 2017.08.13 이현 13555
국회탐방, 어디까지 가봤니? 1 file 2016.08.24 조민성 15677
국회의원 배지의 변천사 2021.12.14 강준서 10198
국회의사당 해태상 밑 100년 화이트 와인 file 2021.12.15 강준서 8889
국화꽃 만발한 함평 ‘대한민국 국향대전’ file 2018.10.30 조햇살 15395
국지성 호우, 대체 무엇일까 file 2017.07.25 김가영 13280
국제청소년교류캠프... 이번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다. file 2017.10.30 김예진 13977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자, Humanities Research Symposium for Youth! file 2017.04.24 강인주 13971
국제기구를 더 알아보자 file 2019.03.14 장혜원 17069
국제기구 진출, 외교부를 전적으로 믿으시면 됩니다 2019.03.25 신여진 17229
국제 사회에 한 발짝 더 가까워 지는 문, 모의유엔(MUN) 7 2017.02.03 박소희 22422
국악과 시의 만남, 달콤한 시럽(詩LOVE) 1 file 2016.03.25 하혜주 14982
국산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거신: 바람의 아이' file 2023.05.24 최영서 6199
국민행복카드로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에도 드디어 희망이! 2 file 2017.08.06 김나현 13174
국민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 현대고의 프로듀스 101 시즌 2 열풍 2 file 2017.07.01 김가빈 17343
국민의당 경기도당 신임 대학생위원장 임명 file 2021.05.21 최원용 8808
국민의 알 권리, 재판에서 찾아봐요!! 1 file 2017.01.23 김현재 12896
국민만 디지털 시대? 이제는 정부도 디지털 시대다! file 2021.02.22 정예람 14792
국민 예능 1박2일, <Feel the Rhythm of Korea>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 file 2020.11.24 김진영 12129
국무부 주관 미국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 'NES-LY'를 통한 대한민국 매력확산 file 2019.06.04 공지현 16344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둥근세상 만들기캠프 진행 file 2018.08.06 디지털이슈팀 13648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경기여고와 재난대응 안전훈련…'효과적 대처'에 초점 file 2018.05.18 디지털이슈팀 13106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전 file 2023.07.15 이다빈 7800
국립중앙박물관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전...고대 유물 모았다 file 2023.08.09 제갈혜진 4661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숨겨진 사실, 5.18 최후 항쟁지? 1 file 2017.02.25 홍민서 13285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호국보훈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 열려 file 2017.05.20 이나영 17108
국립부산과학관, 지구의 행복 1박 2일 캠프 성공리에 마쳐 5 file 2017.02.15 박서영 174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