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영화 칼럼> 영화 읽어주는 고양이 세 번째 이야기: 레이디 버드

by 7기남연우기자 posted Aug 01, 2018 Views 1674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영화 칼럼>영화 읽어주는 고양이 세 번째 이야기: 레이디 버드

1566047B-9DF4-4A3A-AC16-E05F26A71017.jpe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7기 남연우기자]



이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평생을 살아온 크리스틴(레이디 버드)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이다.


레이디 버드는 학교공부에 대해서 불평하고, 친구와 다투었다가 화해하고, 대학에 관해서 불평하고, 반의 퀸카를 동경하고, 남자친구를 사귀었다가 헤어지는 등 여느 18세와 같이 고등학생 생활을 즐긴다. 그런 레이디 버드의 가장 큰 소망은 자신이 지겹게도 보아온 새크라멘토를 벗어나 뉴욕으로 대학교를 가는 것이다.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는 본명인 크리스틴 대신 ‘레이디 버드’로 불리기를 고수하고, 지속적으로 타인에게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아주 열심히, 부정한다. 레이디 버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자신이 동경하는 것들을 자신의 것인 양 거짓말한다. 학교의 퀸카인 제나에게는 자신이 동경하는 3층 주택을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하고, 자신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친구 줄리 대신 아이들의 동경을 받는 카일, 제나와 어울려 다니며 자기를 끼워맞춘다.  


이 영화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시기의 혼란을 솔직하게, 묵묵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흔한 이야기에 그칠 수 있었던 이야기를 그레타 거윅(감독이자 각본가)은 인물의 매력과 촘촘한 감정선,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만한 것들로 채워 넣는다. 일반적인 성장영화화는 다른 <레이디 버드>의 매력적인 특징은, 이 영화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레이디 버드에게는 졸업파티에 함께 갈 잘생기고 반듯한 남자가 생기지도, 인기 많은 친구가 생기지도 않으며 집안의 위기가 해결되거나 자아를 찾아서 안정적인 마음을 되찾는 것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영화가 끝날 때까지 레이디 버드는 그 자신으로 남아있다. 단지 레이디 버드, 그러니까 크리스틴 그 자신으로 말이다. 

결국 바라는 대로 뉴욕에 도착한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방에 짐을 풀고도 공허감을 지우지 못한 채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응급실에 실려 간다. 다음 날 아침,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고등학교 내내 혐오했던 성당에 제 발로 찾아가서 노래하는 성가대 학생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고는 집에 전화를 건다. 지겹기만 해던 새크라멘토가, 처음 운전을 해서 내다보니 아름다워 보였다고, 자신은 크리스틴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참 좋다고. 그 모든 감정을 딛고, 레이디 버드는 드디어 크리스틴과 새크라멘토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다.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을 계속해서 느낀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좇고,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며, 완전히 다른 장소에 가서 사는 것을 꿈꾼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그걸 바라는 것이 아닐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내일 자고 일어나면 완전히 새로운 자신으로 탈바꿈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 가든, 어떤 일을 하든 나는 나일 뿐이다. 그것은 내가 어디를 가든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바뀌고 싶다면, 내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굳이 새로운 사람이 될 필요가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우리 자신 그대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필요 없는 ‘나’만으로도 말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7기 남연우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475703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473048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896192
폭력적인 언어에 노출된 청소년 이대로 괜찮은가? 2014.07.26 이인애 23908
포항테크노파크, 어려운 지역사회에 도움 한스푼 file 2020.08.31 최은영 11868
포항의 경제 중심지, 죽도시장으로 오이소! file 2016.05.23 권주홍 16229
포항시 포은도서관 ‘Fun! Fun! 만화축제!’ 성료 file 2016.04.25 이유수 18016
포항 지진에 수능 연기…재난·재해 인한 연기는 처음 (2보) 2 file 2017.11.15 디지털이슈팀 13944
포포페스타서 열린 영등포사회복지관의 '아동 놀권리' 캠페인 file 2023.11.24 조혜영 4629
포켓몬스터들의 제 2의 전성기 - 포켓몬go file 2016.07.26 김은형 16885
포켓몬 고, 성공 비결은 캐릭터? 13 file 2017.02.11 장서연 16091
포켓몬 고(Pok?mon GO)가 추락하는 이유 무엇인가 3 file 2017.02.24 임유리 21074
포켓몬 고 한국 정식 출시, 증강 현실(AR)이란? 13 file 2017.02.03 정승훈 15791
포켓몬 GO, 흥행 유지에 성곡할 수 있을까? 2 file 2017.03.04 최유석 12703
포켓몬 GO, 안전하게 GO! file 2017.05.22 최윤경 12698
포장지, 없앨 수 있을까? 2018.04.10 김소연 14149
포스트잇은 왜 노란색일까? 1 file 2021.11.25 민지혜 9610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IT 기업의 재택근무 file 2020.11.26 류현우 11746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포코스쿨 우수학급 대상 ESG+진로 탐색 특강 진행 file 2022.11.14 이지원 6079
포마켓, 포천 시민이 만들어가다 file 2019.08.26 김선우 13971
포근한 햇살을 품은 마비정 벽화마을 4 file 2015.02.17 전지민 30249
폐쇄된 놀이공원, 활력을 되찾다! file 2016.03.21 박지혜 23077
폐건물이 청춘들의 아지트로 탈바꿈하다 ‘청춘 창고’ 3 file 2017.03.06 이소명 26614
평화통일을 향한 한 발자국 1 file 2016.08.04 천예영 14368
평화의 소녀상의 거제 나들이 2 file 2018.01.29 최다영 14790
평화의 길을 달리다 'PEACE ROAD'의 출발 file 2017.08.21 윤묘출 12189
평택시 청소년들, 국제교류 자원봉사로 외국인과 소통하다 5 file 2017.10.20 황연희 13733
평창으로 맞이할 해외 관광객, 어디로 가야할까 1 file 2018.01.09 김정환 14556
평창올림픽 기념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展, 한·중·일이 한곳에 1 file 2018.02.09 김시은 17061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2017 서울아리랑페스티벌 한마당 1 file 2017.11.06 단승연 14289
평창동계올림픽, 기나긴 여정의 결실 file 2018.03.26 조유나 13731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통일로 한 걸음 vs 섣부른 판단 2 file 2018.01.26 정유미 15379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2천원권 지폐, 11월에 나온다 file 2017.08.29 디지털이슈팀 14572
평창동계올림픽 G-1, K-드라마 페스타 in 평창 행사 개최 1 file 2017.02.20 고주연 14891
평창과 사랑에 빠지다 2 file 2018.03.09 백예빈 15334
평창 패럴림픽, 이렇게 즐기는 건 어때? file 2018.03.02 이소현 13488
평창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 2 file 2018.03.01 이가영 13893
평창 올림픽의 꽃 자원봉사자 면접을 가보다! file 2017.03.19 김채현 13442
평창 올림픽 D-228, 평창호 탑승자가 되는길! 3 file 2017.06.29 김채현 13411
평창 성화, 홍천을 밝히다 file 2018.01.31 박가은 15024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효과, 그 속사정은? 2 file 2018.02.27 윤성무 13969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적인 마무리 file 2018.03.03 김세빈 14322
평창 동계올림픽, 그 화제의 현장 속으로 2 2018.02.28 안효진 13558
평창 동계올림픽, 그 시작과 성공 file 2018.03.08 이수인 15497
평창 동계올림픽 상품들, 수호랑은 이제... 2018.03.06 정현택 14165
평창 동계 올림픽, 남북 외교의 발판 될까? file 2018.03.01 안성연 13341
평창 굿즈 열풍, 올림픽 성공적 개최의 신호탄일까? 2 file 2017.12.15 윤정민 14330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는 법, 텔로미어 file 2021.06.02 백우빈 14570
평범한 일본 시민이 5년 동안 전기세를 내지 않고 생활한 비결은? 2 file 2017.08.24 이윤희 12955
평등한 세상을 위한 도전, 퀴어퍼레이드와 함께 1 file 2019.06.11 원서윤 15920
평내동청소년자치위원,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분들에게 사랑을 나눠요. 6 file 2017.01.24 황보민 1785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