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전쟁의 제물로 희생된 수많은 진실, 연극 <벙커 트릴로지>

by 4기김단비기자 posted Feb 01, 2017 Views 1637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벙커 트릴로지-포스터-이석준외.jpg

[이미지 제공=아이엠컬쳐]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전쟁에서는 진실이 첫 번째 제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가 했던 말이다. 영국의 연출가 제스로 컴튼의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전설과 고전을 각색하여 전쟁 당시 희생되어 잊힌 수많은 이들의 삶과 진실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지난 12월에 공연을 시작하여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 세 가지의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 공연은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모범생들> 등으로 호흡을 맞춰온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함께했다.


 트릴로지 시리즈는 각각의 공연이 세 개의 서로 다른 비극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로, <벙커 트릴로지>는 지난 2015년 초연, 2016년 재연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끝난 <카포네 트릴로지>에 이어 국내에서 공연된 두 번째 트릴로지 시리즈이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시리즈인 <프론티어 트릴로지> 역시 국내 공연 계획 중에 있다.



무대입구.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단비기자]

무대, 객석으로 들어가는 입구




 <벙커 트릴로지>의 세 에피소드는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전쟁의 시기 순서대로 본다면 모르가나, 아가멤논, 맥베스 순서이지만, 굳이 순서대로 보지 않거나 셋 중 하나의 에피소드만 보아도 내용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도록 나뉘어 있다. 세 개의 작품을 모두 관람하면, 에피소드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상징과 메시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에피소드별로 어떤 전설과 고전을 모티브로 했으며,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점에 주목하며 관람하면 좋을지 알아보자.




1. 모르가나


 ‘마법, 믿어요?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모두 마법이에요.’


 제 1차 세계대전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 모르가나에는 서로에게 ‘원탁의 기사’ 전설에 등장하는 아더 왕과 기사들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영국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쟁을 가벼운 등산이나 게임쯤으로 생각한 소년들은 다함께 군대에 자원입대하지만, 열 명의 소년들은 이미 희생되었고, 남은 세 명은 아더, 랜슬롯, 그리고 가웨인 뿐이다. 참혹한 전쟁터, 두려움 속에 지내고 있는 소년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환상을 그려가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세 소년 중 가장 어리고 순수한 가웨인은 무인지대에 나타나는 한 여인의 환상을 본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어린 소년의 말을 귀담아듣고, 함께 노래하고 기도하지 않았던 전쟁 속에서 가웨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기뻐해주며, 의지할 수 있게 한 환상 속의 여인 모르가나에 점점 사로잡혀간다.


 모르가나는 헛된 상상에 의지해야만 버텨낼 수 있었던 안타까운 현실을 세 소년을 통해 보여준다. 공연 후반부에 아더가 랜슬롯에게 더 이상 서로를 기사들의 이름으로 부르는 놀이 따위는 그만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사를 들으며 커 버린 소년들이 현실을 깨닫는 모습에 많은 관객들이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모르가나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조명과 음악 등의 변화를 통해 현재로부터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과거와 환상의 모습들을 기대해도 좋다. 장면에 따라 매 순간 달라지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매우 훌륭하다.



2. 아가멤논


 ‘내가 편지를 보냈잖아. 수십 통을 보냈잖아! 아기가 죽었다고, 오빠들이 죽었다고, 내가 죽어가고 있다고! 그런데 당신은 답장을 하지 않았어. 집에 오지도 않았지!’


 제 1차 세계대전 중반을 배경으로 하는 아가멤논은 아이스킬로스의 고대 희랍극 <아가멤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아가멤논에는 최고의 저격수라 칭송받는 독일군 알베르트와 그의 영국인 아내 크리스틴이 등장한다. 전쟁에 대한 사명감과 명성 때문에 가정에 신경을 쓸 수 없었던 알베르트로 인해 독일에 홀로 남아야만 했던 크리스틴은 영국인에게 앙심을 품은 한 독일인의 손에 알베르트와 낳은 아기까지 죽자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지게 된다. 알베르트가 아기가 죽었다는 사실은커녕, 아기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을 안 크리스틴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 요한과 세운 돌이킬 수 없는 계획을 실행하기로 마음먹는다.


 아가멤논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장면은 알베르트와 크리스틴이 마주 앉아 각각 치킨과 사과를 먹는 장면이다. 독일에 있는 집과 전쟁이 벌어지는 벙커 속이 교차되는 공간에서, 집의 문을 열고 들어선 이를 향한 크리스틴의 칼과 벙커에 들어선 이를 향한 알베르트의 총이 결국 서로를 겨누는 연출에는 감탄이 나오기까지 한다. 음식을 섭취하면서도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모습 역시 돋보이는 장면이다.


 아가멤논은 처절한 주인공들의 모습에 가장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작품은 수많은 가정을 대변하는 두 사람을 통해 전쟁 속에서 위협받았던 평범한 가족과 피폐한 현실 속에서 그들의 인간다움이 파괴되어가는 모습을 생생히 그려낸다. 전쟁 이전의 행복했던 시절과 냉혹한 전쟁의 시대,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까지 완벽한 스토리를 느끼고 싶다면 아가멤논을 관람하는 것이 좋다.


3. 맥베스


 ‘꺼져라, 꺼져라 찰나의 촛불이여. 인생이란 그저 걸어 다니는 그림자.’


 맥베스는 제 1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이르러 종전을 자축하는 전야제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군대에 자원입대한 노동자 계층의 청년 마크는 노력 끝에 대대장으로 진급한다. 그는 야전병원의 간호사인 릴리에게 횡포를 부리는 장군을 찔러 죽이게 되고, 빈 장군 자리를 임시로 맡게 된다. 그는 그가 그토록 싫어했던 자비 없고 배려 없는, 권력만을 믿고 기세등등했던 지금까지의 장군들처럼 변해가고, 그렇게 변해가는 마크 장군은 자신을 둘러싼 커다란 계획을 알지 못한 채 전야제에서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의 주인공을 맡는다.


 이 에피소드는 현실과 연극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연출이 정말 훌륭하다. 촛불이 켜진 상태에서는 전야제 연극 맥베스의 공연이 진행되고, 촛불이 꺼진 상태에서는 전야제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보여준다. 현실의 마크와 극 속의 맥베스가 변해가는 모습이 서로를 상징하기 때문에, 한쪽의 장면이 생략되어도 관객들은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현실에서 일어난 독가스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인물들이 방독면을 쓰면 맥베스에 등장하는 마녀들을 연기하는 모습으로 전환되는 연출을 보고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한다. 현실과 연극의 구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명확하도록 표현해낸 데에는 배우들의 역할도 크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은 배우들이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표현하는 것부터 숨소리 같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 섬세하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맥베스는 마지막 시기의 에피소드인 만큼, 세 개의 에피소드를 모두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하는 결말의 대사도 인상적이며, 관객들이 전야제 연극을 관람하는 군인으로서 작품의 일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연출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 에피소드를 모두 관람한 관객들에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관객들의 대답이 전부 제각각이다. 모르가나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관객들이 있는 한편, 아가멤논의 안타까우면서도 가슴 아픈 드라마가 취향인 관객들이 있고, 맥베스의 고전적인 매력과 강렬한 에너지에 큰 감명을 받은 관객들도 있다.


 <벙커 트릴로지>에서는 밀폐된 극장을 1차 대전의 참호로 실감 나게 구현해냈다. 약 100석밖에 안 되는 적은 객석이 무대를 둘러싸도록 ㄷ자 구조로 배치되어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모호하며, 공간이 매우 좁아 실제 공연 중 배우가 1열 관객의 발을 밟는 경우도 있다. 건너편에 앉은 관객과 마주 보고 앉아 관람해야 한다는 부담감, 객석 간의 좁은 간격과 답답한 공연장이 주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코앞에서 연기하는 배우와 함께 호흡할 수 있고, 70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특이한 벙커 내부에 매력을 느낀다.


 병사 1에는 이석준, 박훈, 병사 2에는 오종혁, 신성민, 병사 3에는 임철수, 문태유, 병사 4에는 정연, 김지현이 캐스팅되어 공연을 훌륭하게 이어가고 있다. 여덟 명의 배우 모두 탄탄한 연기를 바탕으로 전쟁이라는 무거운 소재의 작품을 완벽하게 이끌어나가면서 많은 공연 마니아들과 관객들의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

 참혹한 전쟁 속에서 희생된 진실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다가오는 2월 19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김단비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4기이건학기자 2017.02.02 16:16
    전쟁이라는 주제로 관객의 소통하기 위해 객석 위치를 독특하게 편성한 제작진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것같습니다. 한번쯤 보러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해 아쉽네요 ㅠㅠ
  • ?
    4기김단비기자 2017.02.02 16:26
    보실 수 없다니 아쉽네요! 재공연이 꼭 올라오길 빌어봅니다 :)
  • ?
    6기최다인기자 2017.02.03 13:38
    글만 읽어도 벌써부터 연극이 기대되네요. 보러갈수만 있으면 정말 보러가고싶어요ㅠㅠ!
  • ?
    4기김단비기자 2017.02.03 16:39
    감사합니다! 봤던 연극들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라 저도 몇 번 더 보려고 예매했어요. 최다인 기자님도 볼 기회가 생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
    4기박미소기자 2017.02.03 21:43
    자세하게 작성해주신 기자님의 기사덕분에 뮤지컬 벙커 트릴로지에대하여 잘 알게된 것 같아요. 기사로만 보아도 정말 재밌을 것 같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특이한 벙커의 구조도, 3가지의 에피소드들로 진행된다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꼭 보러가고싶습니다. :)
    좋은 기사 정말 감사해요. : )
  • ?
    4기김단비기자 2017.02.03 23:47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매력적인 작품인 것 같아 많이 감명을 받아서 기사가 점점 길어졌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 ?
    4기김서영기자 2017.02.05 17:05
    꼭 한번 보러가야겠어요 좋은 정보 잘알고 가고 좋은기사 잘 읽고 갑니다
  • ?
    4기김단비기자 2017.02.06 01:21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463686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461047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884026
축구를 넘어선 경쟁 :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2018.04.11 김종원 16607
빅뱅 태양 팬클럽, 불우 이웃을 위한 쌀 화환 4톤 기부 1 file 2017.08.31 조수진 16605
축구를 향한 인천퍼펙FC선수단의 도전! file 2016.07.25 이강민 16605
2020 씨밀레, 높은 도약의 첫걸음 file 2020.03.02 조윤혜 16603
세종대왕 탄생일을 아시나요? 1 file 2016.05.25 강기병 16603
학술연구에 열기 속으로, KSCY(한국청소년학술대회) file 2016.04.09 김성현 16600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진화, 인류의 선택은? 2017.03.04 신온유 16597
2018 평창올림픽, 그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가 궁금하다면? 1 file 2018.03.03 김응민 16589
작은 컴퓨터, 아두이노 1 file 2016.04.10 정연경 16588
정월대보름, 다양한 지역축제 7 file 2016.02.22 장정연 16580
계속 발전하는 논산시, 그 끝은 어디인가 file 2017.10.10 윤우경 16572
우리들의 감성을 일깨울 치아문단순적소미호(致我们单纯的小美好) 2 file 2018.07.23 최아령 16571
'데이 마케팅'에 가벼워지는 지갑 2 file 2016.03.20 3기김유진기자 16561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 고르기 file 2017.09.21 박나린 16558
드라마 '보이스'의 골든타임, 우리의 골든타임 5 file 2017.03.15 최서은 16557
상주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정책제안&활동보고회' 성공적으로 개최 1 file 2016.11.25 김용훈 16545
영화 ‘피터 래빗’ 시사회 성황리에 개최..허팝·나하은 등 참석 file 2018.05.08 디지털이슈팀 16539
쓰레기 산으로 가려진 아이들의 밝은 웃음, 필리핀의 란필 지역에 가다 18 file 2017.02.21 이지안(이소미) 16537
순천만국가정원 ‘겨울 별빛축제’ 4 file 2019.02.14 조햇살 16531
기다려도 오지않는 엠블런스 1 file 2016.08.30 최호진 16527
학교폭력,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2 file 2017.04.23 김애란 16525
힐링의 끝판왕, 베트남 달랏의 메링 커피 농장 2 file 2019.02.27 최상선 16517
희망의 섬 제주에서 8?15 행사를 주최하다. file 2017.10.02 문재연 16510
내가 다녀온 오키나와 file 2016.03.19 정송희 16505
'K-좀비', <킹덤>의 귀환 4 file 2020.03.27 조은솔 16496
2019 양산웅상회야제 file 2019.06.03 김서현 16496
[책&문화] 따뜻한 휴식을 찾고 싶다면? 휘게 라이프 file 2017.09.07 김혜원 16487
『제2회 환경을 생각하는 과학/공학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 발표 file 2019.12.30 고서영 16478
tvN 인기드라마 '시그널'의 방송종료 5 file 2016.03.18 김윤정 16477
'아이돌 마케팅', 건강한 소비생활을 위협하다 2 file 2018.02.02 한채은 16475
단풍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2 file 2019.11.27 이채원 16471
IBM 왓슨: 의학과 인공지능의 미래 file 2017.05.24 이민정 16470
세계사, 아는 척 하고 싶다면? file 2018.06.28 박채윤 16467
'한국의 우주공학과 천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 학술회 개최 7 file 2017.02.21 양민석 16465
한·중 청소년들의 화합의 장, 2019 한·중 꿈나무 체육활동 한마음대회 file 2019.06.11 강명지 16464
봄의 시작을 알리는 '2019 진해군항제' 3 file 2019.04.09 백휘민 16462
독립기념관에 가다 2019.01.25 전서진 16461
석유에서 문화로, '문화비축기지' 1 2017.12.26 안지수 16460
작지만 큰 나라 대만 - 명소5선 1 file 2016.03.26 이다연 16451
설연휴,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해요! 11 file 2016.02.11 민원영 16451
세계 최대 규모의 영국박물관.. 그 안의 치명적인 그림자 2 file 2017.04.01 이현지 16449
양천구 반려견 문화축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 홍보활동도 함께 하다 1 file 2017.11.06 단승연 16446
우리의 여가시간, 무엇으로 보내고 있을까? 2 file 2016.03.19 신경민 16444
제3회 학교 흡연예방을 위한 '블루리본 주간' 운영! 2 file 2018.06.08 김리나 16443
페르세폴리스 - 이란 소녀의 성장기 2019.08.06 김서연 16438
흰색 머리카락, 노화가 아니다! 2018.04.02 김동희 16437
영월, 그곳의 여름은 1 file 2019.08.14 이지수 16435
말레이시아의 불, 코타키나발루로 떠나보자! file 2018.04.04 이초은 164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