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우리나라 먹거리의 잔혹사 첫 번째, 우지파동

by 5기오동민기자 posted Sep 04, 2017 Views 155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올 8월 들어서, 우리의 먹거리는 3번이나 파동을 겪고 있다. 음식 파동은 1년에 한 번 일어나기 힘든, 그만큼 한 번 터지면 식품업계, 소비자, 정부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다. 그런데 올해 8월에 일어난 것만 살펴보자면 유럽산 수입 계란과 국내 유통 계란에서 간·콩팥등을 손상시키는 발암물질인 피프로닐(진드기 등의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이 잔류됐다는 논란이 난 살충제 계란 파동, 유럽산 햄과 소시지에서 E형간염을 일으키는 HEV 바이러스가 검출 됐던 소시지 파동, 그리고 하림 계열사의 닭고기가 기준치 6배 이상의 구충제 성분에 노출됐다는 닭고기 파동까지 가공육, 양계업 업계는 물론, 식약처와 소비자의 미래까지 걱정스러울 지경으로 사태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본 기자는 과거에 일어났던 식품 파동을 재조명하며 과거의 일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지, 또 그걸 통해 지금 현재의 사태를 어떻게 현명히 대처를 하고 인식을 할까 하는 취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식품 파동인 ‘우지 라면 파동’ 사건을 취재해보았다.

a3ed249731e698bc4c4ecd7f0d905473.pn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오동민기자]

그 전에 라면의 역사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다. 1963년, 삼양식품 전 회장인 전종윤이 5만달러의 지원을 받고 일본 기업에게 라면 제조 기계와 기술을 전수받아 ‘삼양라면’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을 만들었다. 당시 가격은 100g당 10원이었는데, 처음에는 라면이라는 음식이 한 끼 식사로는 익숙하지 않았고 닭고기 베이스의 비린 맛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서 정부가 가뭄의 단비와 같은 밀가루 음식 보급 정책(혼분식 보급정책)을 펼치며 라면이 소비자들에게 보급됐고, 맛 역시 지금의 ‘매운 라면’으로 바뀌면서 ‘삼양라면’은 1980년대까지 농심과 오뚜기와 함께 라면업계의 메이저기업으로 우뚝 섰었다. 하지만 절정의 끝은 내리막길이 오듯이, 1989년 ‘삼양라면’은 물론 라면 업계를 뒤흔들 사건이 터진다.

5c20b4b3d18ea774b703b1441d90671a.pn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오동민기자, 이미지 제공=동아일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음']

‘우지라면 파동’은 1962년에 식품위생법이 시행된 이래 최초의 식품 파동인데, 1989년 검찰 측이 삼양식품을 포함한 5개 기업에서 공업용으로 분류된 우지를 미국에서 수입해 마가린, 라면 등을 만들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삼양식품 대표를 포함한 간부 10명을 소환해 조사를 했다. 이유는 제조과정에서 쓰인 우지가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산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는 윤활유에서나 쓰이는 수준이라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증거 조사를 위해 삼양식품의 모든 라면의 제조 원료를 조사했는데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런 파동이 벌어진 데에는 사실 ‘공업용’으로 판명이 난 미국산 우지는 소의 지방에서 짠 기름 중에서 2~3등급으로 판명이 난 것인데 우리나라는 2~3등급 우지는 과자와 같은 유탕처리 식품에 쓰이는 식용우지라고 판단하지만, 미국 기준으로는 숟가락으로 바로 떠먹을 수 있는 1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기름을 공업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난 것이다. 실제 일본의 라면 업체에서는 2~3등급 우지와 돼지기름(돈지)으로 라면을 튀겨서 제조를 한다. 정상적인 제조 과정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업용’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조사를 받은 ‘삼양식품’은 9년 뒤, 1997년 최종 무죄선고를 받는다.

e843b986b19b527a634f412bc006fdc3.jpg

[이미지 제공=듀프레인 블로그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음']

하지만, ‘삼양식품’은 9년의 시간 동안 많은 손해를 봤는데 원래 60%의 업계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우지파동 이후 15%까지 떨어졌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80년대부터는 ‘농심’이 ‘신라면’과 ‘안성탕면’, 그리고 ‘짜파게티’를 앞세워 ‘삼양’을 밀어내고 업계 1위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삼양식품’은 이 사건 이후로 다시는 1위로 올라갈 저력을 잃고 재기불능 상태에 몰렸고 이후 ‘오뚜기’가 새롭게 도약을 하면서 2013년 기준으로는 3위로 밀려났고, 2017년 현재는 3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결국 이 사건은 검찰의 선동과 언론의 왜곡, 잘못된 식품 정보와 인식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삼양식품’이라는 라면 업체를 몰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오동민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5기박선형기자 2017.09.04 22:59
    요즘 식품 문제가 많이 생기면서 대체 언제부터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네요
  • ?
    5기손수근기자 2017.09.11 11:54
    사회부기자 손수근입니다.
    '이런 파동이 벌어진 데에는 사실 ‘공업용’으로 판명이 난 미국산 우지는 소의 지방에서 짠 기름 중에서 2~3등급으로 판명이 난 것인데 우리나라는 2~3등급 우지는 과자와 같은 유탕처리 식품에 쓰이는 식용우지라고 판단하지만, 미국 기준으로는 숟가락으로 바로 떠먹을 수 있는 1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기름을 공업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난 것이다' 라는 기사 일부분을 보면서 삼양라면은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업계 1위에서 밀려나야 했고,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부가 기업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기 위해 단속하고 제재하는 것은 옳지만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사회적여론형성을 통해 여러 기업들이 피해보지 않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
    6기오지석기자 2017.09.22 13:50
    부모님께서 예전 쓰레기만두 사건도 얘기해 주신적이 있습니다. 못생긴 단무지의 끝부분을 썰어 넣었다는 이유로 기사에 그렇게 실렸고 만두업체 사람들이 사업체부도로 자살한 경우도 있었다고. 식품안전감시는 당연 필요하지만 정확한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기사를 써야겠어요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186050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354737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568689
학교의 민낯 - 창살 너머의 아이들 1 file 2017.09.21 이우철 16525
런던의 또 한 번의 테러: 지하철역 안에서 3 file 2017.09.19 박우빈 9560
재정 운영의 투명성이 중요한 이유 1 file 2017.09.19 양현서 10655
삐까뻔쩍한 아파트를 가진 가난한 사람들, 당신이 몰랐던 이유 2017.09.19 호수 9557
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 국민들은 안전한가? 2 file 2017.09.19 윤익현 18057
6차 핵실험, 또다시 북한을 감싸는 중국 2 file 2017.09.15 박현규 11507
노동계의 사각지대. 비정규직 그들의 외침.... 7 file 2017.09.14 서호연 10229
사과, 어려운 일 입니까? 5 2017.09.12 5기김경원기자 10229
"법을 악용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들끓는 소년법 폐지 요구 3 file 2017.09.12 박선형 17455
청소년들에게 물어보다, 청소년 범죄 처벌 강화 찬반 1 file 2017.09.12 고다영 26200
기싸움 중인 제주도와 도의회, 정책협의회 개최 2017.09.12 강승필 10168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 대규모 "사드 배치 반대" 집회 1 file 2017.09.12 김승만 9972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 카리브 해 연안 도서 및 美 남부 강타해 피해 속출 1 file 2017.09.11 이윤희 10896
소녀상 지킴이들 '소녀상 농성 대학생 단체', 600일 맞다. 3 file 2017.09.11 조유진 10260
노동인권을 다룬 만화, '송곳'을 통해 알아보는 노동3권 1 file 2017.09.11 신동경 12107
실질적 사형 폐지국 대한민국, 아직도 뜨거운 사형제도 폐지 찬반 논란 1 file 2017.09.11 김혜민 23586
만 18세 선거권 하향, 그 논란의 주 요지는? 6 file 2017.09.08 이지현 20257
살충제 계란, 지금에서야 밝혀진 이유 1 file 2017.09.07 김연아 11751
커지는 소년법 폐지 여론..‘소년법 개정’으로 이어지나 9 file 2017.09.07 디지털이슈팀 12932
북한, 6차 핵실험 1 file 2017.09.06 최현정 9795
불안한 일회용 생리대, 천 생리대는 어때? 12 2017.09.06 김나연 11674
“졸업이 실업” 청년층 체감 실업률 22% ‘사상 최악’ file 2017.09.06 김욱진 22750
5060 신중년 정책,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1 2017.09.05 김민주 10692
철원 자주포 사고, 2년 전과 똑같은 비극이 반복되다. 2 file 2017.09.05 권민주 11502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그 안에 담겨 있는 새 정부의 메세지 file 2017.09.05 이지훈 9843
생리대, 과연 안전한가? 5 2017.09.04 박채리 10985
살충제 달걀 사건으로 알아보는 살충제 이야기 2 2017.09.04 최수혜 10549
우리 사회 이대로 안전한가? 1 file 2017.09.04 김하늘 9622
우리나라 먹거리의 잔혹사 첫 번째, 우지파동 3 2017.09.04 오동민 15513
국민의당 27일 전당대회 통해 새 지도부 선출 1 file 2017.09.04 황예슬 9242
정부기관 사칭하는 ‘한국청소년역사진흥원’ 등장..네티즌 주의 필요 file 2017.09.04 디지털이슈팀 13826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여파로 '청소년 보호법 폐지' 처벌 강화 청원 2만명 넘어 file 2017.09.04 디지털이슈팀 13417
통화녹음 알림 법, "사생활 침해 vs 약자 보호" 4 file 2017.09.04 전영은 13945
광주로 오세요! 천만관객 달성 '택시운전사' 광주 5·18 현장 탐방 프로그램 열어.. 정치계 반응은? 2017.09.04 조영지 9801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실 규명 이뤄지나 … 발포 명령 문서 첫 발견 2 2017.09.01 손서현 9249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 날의 용기 4 file 2017.09.01 이다빈 16551
유네스코에 등재된 '군함도' 2 file 2017.09.01 한수정 11735
살충제 계란 파동, 그 현황과 피해 1 file 2017.09.01 오수정 11670
살충제 계란의 해결은 동물복지농장과 정부의 철저한 관리 1 file 2017.09.01 최나연 10083
한·중 수교 25주년, 사드에 한중관계 흔들 file 2017.09.01 한결희 9222
국민이 묻고 대통령이 직접 답한다! 대국민 보고대회 - 대한민국, 대한국민 file 2017.08.31 이수현 9929
카카오뱅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불러올 파급효과 file 2017.08.31 김진모 9767
많은 곳에 위안부소녀상이 세워져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 왜? 3 file 2017.08.30 이혜승 10870
살충제 계란, 그것이 알고싶다 file 2017.08.30 강명진 9093
병든 위생, 여성의 안전이 위협받고있다. file 2017.08.29 김영은 9096
2017 김학순 다시 태어나 외치다 file 2017.08.29 정가원 8869
위안부 합의, 피해자들의 끝없는 고통 1 file 2017.08.29 신기재 9813
'살충제 계란' 과연 그 진실은? 2 file 2017.08.29 정다윤 96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