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화려했던 팬택,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by 5기정용환기자 posted Aug 28, 2017 Views 1422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httpblog.naver.comultrayoung1.PNG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팬택의 본사 건물에 붙어있던 간판을 내리는 모습, 이미지 제공=http://blog.naver.com/ultrayoung,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파산 직전에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하 쏠리드)에 극적으로 인수되며, 부활하나 싶었던 팬택이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기업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이치이지만 전성기 시절 벤처기업의 신화라 불리며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던 기업인 만큼 다시는 만나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팬택은 현재 특허 3,000여 건을 해외로 팔아넘기고 있고, 본사 건물은 (주)한샘에게, 김포 공장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이다. 예고되었던 OS 업데이트도 물거품이 되었고, 마지막 희망이었던 IoT 사업조차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치달았다. 또한, 쏠리드에 인수되어 `뉴팬택`이 출범하며, 소비자들에게 약속되었던 해외 사업 진출은 물론, 신제품은커녕 기업 운영도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다.


뉴팬택의 출범, 그리고 IM-100의 실패

httpblog.naver.comultrayoung2.PNG

[팬택이 야심 차게 출시한 IM-100의 실물 사진, 이미지 제공=http://blog.naver.com/ultrayoung,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1년 7개월의 2차 워크아웃을 딛고,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한 부활을 한 팬택은 이후 해외에서 V950이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았다.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고 있고, 저가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의 돌풍이 도드라지므로, 2016년 6월, 중저가 시장에 IM-100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팬택 스마트폰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IM이라는 모델명을 이용해 신제품을 IM-100으로 명명, `내가 돌아왔다`라는 언어유희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출시된 지 10일 만에 초기 물량인 3만 대가 동날 만큼 인기가 많았다. 이후 젊은 층들을 겨냥한 SNS 광고와 과거 맷돌 춤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박기웅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을 뿐 연말까지 3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에 절반도 못 미치는 13만여 대로 완벽한 실패가 되었다.


사실 IM-100의 실패는 출시 때부터 예상된 절차였다. 팬택의 사정을 고려해 출시 시기를 앞당기다 보니, 초기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 물이 들어오던 시기에 노를 젓지 못했다. 또한, 중저가 스마트폰임에도 40만 원이 넘어가는 모호한 가격에 스냅드래곤 430을 탑재하며 보급형이라고 보기에는 가격면에서 무리가 있어 보였다. 또한, 번들로 제공되었던 `스톤`이라는 이름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무리하게 끼워 팔며 출고가 상승을 조장했고, 카메라의 성능 또한 기대 이하였다.


본디,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의도하고 출시한 것이 아니기에 성능은 부족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쉬운 성능에 모호한 가격이 공존했던 IM-100을 소비자 관점에서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불투명한 기업의 미래는 A/S의 불투명함과 같으므로 오랜 기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온 팬택은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IM-100은 그렇지 못했고 결국?실패작으로 남고 말았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은 스마트폰 보조금을 규제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아주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법안 중 하나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주어지는 불법적인 보조금을 방지해 모든 소비자가 공평하고 평등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한 법안인데, 이로 인해 전반적인 스마트폰 구매 보조금이 줄어듦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었고 결국,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팬택이 이 단통법에 찬성했었다는 것인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스마트폰 기업인 LG전자와 팬택은 단통법에 찬성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의도했던 것과 달리 단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소비가 축소되는 분위기가 커졌고, 그에 따른 영업부진이 결국 자본 잠식으로 이어져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에 큰 타격이 갔다. 나중에는 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하여, 스스로 무덤을 판 행태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불법적인 보조금을 제공한 SKT, KT, LGU+(이하 이통사 3사)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총 두 달여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2차 워크아웃이 확정되며, 위기가 닥친 팬택은 후속작인 베가아이언2를 서둘러 출시해 적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나, 이통사 3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물량을 더는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수 판매가 90% 이상인 팬택은 다른 기업에 비해 이통사 3사의 영업정지로 인한 영향이 컸고, 결국 팬택의 재정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성능과 무모한 가격 책정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제품 일명 `메이커`라 불리는 유명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명 기업보다 비교적 이름값이 떨어지는 팬택은 동 시기에 나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는 곧장 판매 저하로 연결되었고, 더 나아가 재정 악화와 그로 인한 구조조정까지 이어졌다.?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든 결과였다.


팬택은 `베가`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스마트폰 출시를 이어왔는데, 부족한 하드웨어적 성능과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의 문제가 있었다. 일부 제품은 버그가 자주 발견되었고, A/S도 부족했다. 이로 인해 `베레기`라는 오명을 안았다. 고질적인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특성을 극복하지 못하며,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어, 이도 저도 아닌 겉도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삼성의 독주, 애플의 추격

httpcafe.naver.comworldrank.jpg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이미지 제공=http://cafe.naver.com/worldrank,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팬택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물러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로 굳어져 가는 추세이다. LG전자는 2017년 3월 출시한 G6가 부진하면서 2017년 2분기,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전작인 G4, G5를 연이어 실패하며 반등을 노리던 LG전자는 G6의 실패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며, 경쟁작인 갤럭시 S8의 성공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독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영향이 있겠으나,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질 낮은 제품을 비싼 값에 사게 되는 등 시장 권력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점유율은 상향곡선을, LG전자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팬택의 몰락은 아쉽기만 하다.


쏠리드의 팬택 매각


2017년 5월 팬택을 인수한 쏠리드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IoT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특허와 연구자료를 팔아치우며 `특허 먹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어서 2달 후에는 IoT 사업 매각을 공식화하며 `특허 먹튀`는 현실화되었다. 매각된 주요 특허 중에는 애플에 11건, 골드피크 이노베이션즈에 230건을 넘기며, IT 사업에 제일 중요한 특허와 기술이 해외로 팔려나갔다. 해외로 주요 기술들이 유출되며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어쩌면 쏠리드는 처음부터 팬택을 살릴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재기작이었던 IM-100의 실패, 운영의 미숙 등 무조건 쏠리드의 탓을 할 수는 없다. 정말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팔아넘겼을 수도 있다. 씁쓸하지만 시장의 이치에 따라 팬택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 3년이 넘었던 `희망 고문`의 대장정은 끝이 나고 말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정용환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5기안중원기자 2017.08.24 23:47
    객관적인 자료제시가 좋은것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 ?
    5기고은경기자 2017.08.28 22:53
    정보화 시대에 특히 전자기기는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펜택이라는 회사를 모르고 있었는데 기자님 기사 덕분에 많은 걸 알고 갑니다.
  • ?
    5기김동수기자 2017.09.01 05:18
    정말 디자인이 이쁜 케이스라서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런 디자인의 회사가 매각이라니 ,..아쉅네요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185461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354479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568475
시민 눈총에도...전직 군인단체, 광화문서 전두환 추모식 file 2023.12.30 권우석 1988
과자양이 갑자기 줄었다...슈링크, 스킴플레이션 현상 file 2023.12.30 박채원 2166
[포토] 진보 시민단체, 윤 대통령 언론정책 비판 도심 집회 file 2023.12.24 김진권 2188
[포토] 민평통 전체회의서 발언하는 윤 대통령 file 2023.12.31 디지털이슈팀 2259
[기자수첩] SKT 인공지능 '에이닷' 출시에...통신비밀법 해석 이견 file 2023.11.24 김휘진 2303
[기자수첩] 도심 집회에 교통 체증...집시법은 지켜지고 있을까 file 2024.02.08 권우석 2311
[포토] 서울 광화문서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쟁 반대집회 열려 file 2023.12.07 권우석 2375
[기자수첩] 셀프 계산대는 약자들을 존중하고 있을까 file 2023.12.30 김하은 2404
총선 국면 돌입한 정치권...국민의힘, 민주 당내 갈등에 이목 쏠려 file 2023.11.22 김도민 2469
[기자수첩] 청각장애인 삶 조명한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file 2024.01.28 박한비 2472
[기자수첩] 셀프 사진관에 열광하는 2030...'혼찍'은 문화가 될까 file 2023.11.20 송윤아 2547
[기자수첩] 문화센터 인식에 갇혀 버린 '주민자치회' file 2023.12.09 이주하 2670
지역 환경전문가와 돌고래 보호 운동 나선 제주도 청소년들 2023.11.22 박유빈 2723
울산 모 아파트서 스팸편지 소동...주민들 "편지 때문에 불안" file 2023.12.24 성진원 2841
[기자수첩] 또 바뀌는 입시 룰...5등급제, 통합형 수능에 부담감 증폭 file 2023.11.24 윤시현 2857
"도난 당하면 학생 책임"...논쟁에 선 광주교육청 노트북 대여 정책 file 2023.12.04 도예은 2919
유기견 구조단체 '동물권자유 너와'의 자원봉사자를 만나다 file 2023.10.28 손서연 2956
[기자수첩] 9호선, 공항철도 직결 합의...인천시민 '기대' file 2023.12.31 박서율 3031
[기자수첩] 비대면 문화 정착에...한계에 내몰린 카페 업주들 2023.12.24 박상연 3044
[기자수첩] 데이트폭력이 부른 비극...김포 반려견 유기 사건 1 file 2024.03.13 김진원 3159
'존댓말 없는 사회' 실험...어린이가 성인에 반말하는 봉사활동에 가다 file 2023.11.08 조혜영 3207
[기자수첩] 윤석열 정부 출범 1년...헌정 최초 출퇴근하는 대통령 file 2023.06.12 김온누리 3247
[기자수첩] 화장품 회사들이 환경 보호에 뒷전인 이유 file 2023.10.01 이주하 3285
[기자수첩] 8.14 위안부 수요시위는 평화를 외쳤다 2023.10.20 정세윤 3346
[기자수첩] 노키즈존은 차별...'케어키즈존'이 필요하다 file 2023.12.31 심이슬 3371
[기자수첩] 이세돌, 플레이브 열풍...버추얼 아이돌 시대 열릴까 2023.12.24 성유진 3374
[포토] 대구 떡볶이 축제, 성황리에 개최됐지만...쓰레기로 몸살 file 2023.06.24 이다연 3477
서울 종로구 구민들 "출퇴근, 등하교 시간 02번 버스 증차 촉구" file 2023.07.26 박서율 3508
[기자수첩] 창원 모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보호' 갈등 1 file 2023.05.24 이설현 3607
[기자수첩] 도심 속 사각지대 '용산역 텐트촌' 직접 가보니 file 2023.10.25 김진원 3618
'학교폭력 의혹' 서수진, 연예계 문 다시 두드린다 file 2023.10.21 이가빈 3714
KT&G복지재단, 에너지 취약계층 후원한다..."사회문제 해결 동참" file 2023.02.07 디지털이슈팀 3734
민방위 훈련 참가한 청소년들 "실질적인 행동 요령 배울 수 없어" file 2023.09.16 이진 3774
[포토] 서울 아덱스서 모습 드러낸 최신예 한국 전투기 'KF-21 보라매' file 2023.10.25 박세준 3786
'임금 체불 의혹' 웨이브에이전시 송모 사장, 보조 출연자들에 폭언 일삼아 file 2023.11.05 김진원 3797
[기자수첩] 공정위는 왜 통신3사에 과징금 336억원을 부과했을까 file 2023.06.29 김휘진 3830
삼성물산 "우수품종 토종식물, 래미안 단지에 활용 계획" file 2023.02.02 디지털이슈팀 3850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9월 29일 ‘2022년 정신건강 정책 심포지엄’ 온라인 생중계 file 2022.09.16 이지원 3893
응원하는 구단이 이기면 이자 오른다...'신한은행 프로야구 적금' 눈길 file 2023.04.11 정해빈 3935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무인기 엔진 핵심소재 국산화 시도 file 2023.01.31 디지털이슈팀 3943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인신매매방지법 정책토론 개최 file 2023.08.10 김민성 3943
밀리언드림즈, 취약계층 위한 ‘제1회 로보틱스 캠프’ 진행 file 2022.10.11 이지원 3956
제로 음료수의 시대, 설탕을 대신한 감미료들 file 2023.07.15 이주하 3985
“청년층 취업난, 고용 정보 획득의 어려움도 큰 원인” file 2022.12.02 이지원 4000
식음료 업계,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패키지’ 확대 file 2022.11.04 이지원 4026
[기자수첩] 상속세 실효세율, 한국이 OECD 6개국 중 최고 1 file 2023.09.30 김수진 4053
신한은행, 금융권 최초의 ‘디지털 금고’ 시범 운영 file 2023.01.25 디지털이슈팀 4057
라면 가격 잡은 정부, 우유 가격도 잡을 수 있을까 file 2023.07.21 박상연 40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