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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나는 오늘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강남역서 여성 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

by 5기김서희기자 posted Aug 07, 2017 Views 1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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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서희기자]
▲오후 1시 30분경 운영진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2016년 8월 6일 낮 12시 강남역 10번 출구서 여성 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가 열렸다. 낮 12시부터 시작된 시위는 21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시위 장소엔 이날 서울에 비가 올 수 있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운영진 측에서 준비한 흰 천막이 세워졌다. 이 외에도 천막 한쪽엔 반가면, 쿨팩, 드라이아이스. 오랜 시위에 허기질 참가자들을 위한 간식 및 음료 등이 갖춰졌다. 시위 참가자들 앞엔 '또! 여자라서 살해당했다' '여성 혐오 범죄를 멈춰라'는 선간판이 섰다. 이번 시위는 여성 혐오 살인을 공론화하고 한국 사회의 만연한 여성 혐오에 항거하는 시위로, 오직 여성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시위엔 정치적 세력의 연대 없이 '여성 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라는 다음 카페를 중심으로 각종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여러 SNS서 뜻을 같이하는 익명의 여성들이 100명 이상 모였다. 시위는 자유발언 없이 배포된 유인물에 기재된 구호와 '원더걸스-아이러니' '반짝반짝 작은 별' 등 가요와 동요를 개사한 시위 노래들로 진행됐다. 구호와 시위 노래는 시위 전 카페를 통해 공모한 것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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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서희기자]

▲'또! 여자라서 살해당했다'는 문구가 담긴 선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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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서희기자]

▲운영진 측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유인물 속 구호이다


"여성 혐오 범죄 저지르지 마/목놓아 외쳤으나/침묵과 방관으로 가해하는/남자들도 가해자다!"


" 2015년 강력범죄(흉악) 피해자의 88.9%는 여성이다."


시위 참석자들은 "한국여성 조여 매는 아픈 코르셋" "어딜가나 성 상품화" "화장실 길거리 심지어 집까지/어딜 가나 남성들이 설치한 몰래카메라"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구호는 몰래카메라, 도촬, 여성에게 씌우는 코르셋과 프레임, 성적 대상화와 시선 강간, 성 상품화와 여성 혐오 콘텐츠를 소비하고 행동하는 남성들과 소비하지 않더라도 이를 방관하고 침묵하는 남성들을 비판하는 구호들로 이루어졌다. 구호는 운영진의 선창에 따라 수십번, 수백번 반복됐다. 참석자들은 이외에도 "여성 1인 가구는 사회의 가장 주된 불안요인으로 범죄 발생, 남성 1인 가구는 국가 안보를 꼽았다." "강력범죄의 가해자는 남성이 98%로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피해자는 여성이 84%로 나타났다."과 같은 손팻말을 들어 대한민국의 여성 혐오의 실태를 드러내어 비판했다. 천막 한쪽에선 '여성 혐오 범죄 가중처벌 특별법'입법청원 서명을 받았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여성들도 이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한편 이러한 시위 현장에서 몇몇 남성들의 태도가 눈에 띄었다.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허락 없이 시위 현장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내려 했고, 운영진들이 여러 번 이를 제지했다. 시위 참가자들 주변에서 "정신 나간 것들..."라며 비하적 발언을 하는 남성도 있었다. 오프라인뿐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모 사이트에선 '사진 2장 찍고 튀튀할려했는데…'와 같은 남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시위와 관련된 네이버 기사 댓글엔 시위를 조롱하고 시위 참가 여성을 비하하는 댓글들이 달렸으며, 이에 분노한 여러 여초카페와 SNS엔 기사문 댓글 캡처본이 퍼지기도 했다. 이러한 일부 남성들의 행동 탓에 시위 참가자들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신상보호 및 인터넷에 얼굴 사진이 올라가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 및 선캡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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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서희기자]


오늘 진행된 여성 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는 지난달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왁싱샵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서울 강남에서 1인 왁싱샵을 운영하는 여성이 손님으로 온 남성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었다. 가해자 남성은 유튜브에 올라온 한 남성 BJ의 인터넷 방송을 보고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온라인에선 이를 성적 의도를 담아 편집한 여성 혐오 콘텐츠가 여성 살인을 부른 것이라 비판했다. 이에 시위 주최측은 '아프리카TV 여혐 살인 공론화 시위'라는 카페를 개설했으나 이후 자신을 피해자의 유가족이라 주장한 한 누리꾼의 시위 반대 입장 표명으로, 시위 명칭과 내용 전체에서 왁싱샵 언급이 빠지게 됐으며 카페의 명칭 또한 '여성 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로 바뀌었다. 시위의 방향은 모든 여성 혐오와 여성 혐오 살인에 반대하는 것으로 흐르게 됐다.


시위의 장소인 강남역 10번 출구는 지난해 5월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피해자를 추모하는 수천 장의 쪽지들이 붙어졌던 곳이다. 여성들이 여성 혐오에 대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의미있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계속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시위가를 불렀다. "men stop killing woman" "난 난 꿈이 있어요/포기할 수 없는/간절한 꿈/여자란 이유로/죽지 않아도/되는 세상을..."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김서희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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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강지현기자 2017.08.08 01:08
    이 기사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글을 쓰기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전문 기자들 못지않게 객관적으로 취재하시고 기사를 쓰신것 같아서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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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기박우빈기자 2017.08.08 17:56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주위에 여혐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보게 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아 더욱더 생각이 깊어지는 주제인 것 같아요. 물론 강력범죄의 대다수가 여성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 죄 없는 남성들까지 가해자로 만들지는 말아야겠죠. 적정한 선을 찾는 것이 어느 편이든 중요해 보입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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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최은식기자 2017.08.08 21:33
    저도 이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만 정말 남혐을 조장하는 시위에 불과하더군요. 이러한 문제는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닌 인간의 특성에대해 생각을 해봐야 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래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치 않고 중립적인 기사를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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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최은식기자 2017.08.08 21:33
    저도 이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만 정말 남혐을 조장하는 시위에 불과하더군요. 이러한 문제는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닌 인간의 특성에대해 생각을 해봐야 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래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치 않고 중립적인 기사를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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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최유경기자 2017.08.10 20:23
    남성혐오가 뭐라고 생각하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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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이영웅기자 2017.08.09 22:43
    1000년 이상 뿌리를 깊게 내려온 남존여비 사상 탓에, 주변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여성혐오 사상의 행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남자를 범죄자라고 일반화하는 태도를 가지고, 한국남자는 무조건 혐오적인 존재이다 라고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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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박현지기자 2017.08.11 18:15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는 종종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운다 인식됩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는 진정한 남녀평등을 뜻합니다. 저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하루빨리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사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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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박현지기자 2017.08.11 18:15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는 종종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운다 인식됩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는 진정한 남녀평등을 뜻합니다. 저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하루빨리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사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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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김유빈기자A 2017.08.13 02:00
    여성혐오 관련 시위가 있다는걸 알았다면 참석했을텐데 아쉬워요ㅠㅠ
    요즘 여성혐오 관련 살인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특히 왁싱샵 살인사건은 정말 어이없는 여혐사건이였죠.
    하루빨리 대한민국의 여혐,성차별,인권문제 등 서로를 향한 비난과 혐오가 사라지고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등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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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정용환기자 2017.08.20 00:52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치부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가해자에 대해 욕하고 차별해야지, 모든 남성을 일반화 시켜서 깎아 내리고 혐오하는건 아니라고 봐요.
    남성혐오를 조장하기 위한 적절한 핑계로 밖에 안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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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박지혁기자 2017.08.23 21:49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스트가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남성을 비롯한 타인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보다 많은 사회 구성원에게 그들의 주장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입니다. 페미니스트들은 그 면에서 아주 부족합니다. 사진에 나오는 문구처럼, 무고한 남성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며 질타하는 모습과 그것이 정설인 양 주장하는 것은 많은 남성의 반감만 살 뿐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들은 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고, 서로간의 불만만 남은 채 양성간의 분쟁만 고착화 될 것입니다.
    양성평등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가 옛 조선시대 가부장제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성차별적 요소와 생물학적 성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일이 시급합니다. 또한 성차별적 사례가 발생한 이유를 분석하여 부당한 것이 있다면 지체없이 공론화하여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자라는 또는 남자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받은 특혜에 대한 성찰도 필요합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군 간부 체력시험에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는 것,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들의 결혼과 출산에 의한 경력단절로 인해 고용안정성에 상대적 이익을 보는 것 등등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들의 책임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서로의 주장을 더욱 건설적으로 토론할 수 있고, 개별 사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진행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것입니다.
    요즈음 SNS 등을 보면 진정한 양성평등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만, 우리 사회가 서로를 탓하고 질타하는 분위기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이뤄낸다면 양성평등은 어쩌면 아주 쉽게 이뤄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본인은 양성평등을 지향합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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