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산 오피스텔 돌려차기 사건...가해자는 전과 18범이었다

by 22기김진원기자 posted Apr 26, 2023 Views 1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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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작가 기저귀,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지난해 5월 22일, 여성 A씨는 귀가를 위해 부산의 E 오피스텔의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었다. 그때 10분 전부터 150m 가량을 따라온 남성 B씨는 A씨의 후두부를 향해 돌려차기를 하였고, A씨가 쓰러진 후 얕은 움직임을 보이자 B씨는 다시 A씨의 머리를 4회 더 밟아 기절을 시켰다. 그 후 B씨는 A씨의 머리를 한 차례 더 짓밟은 후 A씨를 어깨에 둘러메어 CCTV 사각지대인 1층 복도로 끌고 가 입간판 뒤에 A씨를 위치 시켰다. 그 후 7~8분 간 CCTV엔 아무 장면도 찍히지 않았고 그 후 B씨가 오피스텔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피해 여성 A씨를 처음 발견한 입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주변에 소변과 혈흔이 있었고 바지 지퍼와 바지가 내려가 있었으며, 속옷은 오른쪽 종아리에 걸쳐 있던 상태로 보아 처음에는 흡사 어딘가에 머리를 찧은 취객으로 보였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A씨는 16주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 내출혈, 두피의 열린 상처, 뇌 손상, 영구 마비가 우려되는 우측 발목의 폐용 상태의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꾸준한 병원 치료를 통해 기적처럼 1개월 후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영구적인 정신적 피해와 심각한 기억력 감퇴, 트라우마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다.


가해 남성 B씨는 이미 폭행과 성매매 등의 혐의를 가졌던 전과 18범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일어난 시점도 B씨가 출소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으로 B씨는 신상 공개가 되었을까? 놀랍게도 그렇지 않았다. 경찰청에서 A씨에게 보내온 이유로는 이미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넘어가 신상 공개가 안된다고 밝혔다. 특수 강력 범죄 법에 따르면 신상 공개 대상을 '피의자' 로 명시를 해두었으며 어디까지나 법률 규정이 '할 수 있다.' 로 명시가 되어있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지만, 어딘가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가해자의 신상 공개에 관한 논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0월 28일, 마침내 1심 재판이 종료되고 선고 결과가 나왔다. 법원에선 B씨의 살인 미수 혐의를 인정하였지만 검찰에서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무려 8년이 감형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B씨가 그간 제출했던 반성문이 판결에 영향을 준 것이다. 하지만 이 반성문들을 살펴보면 반성이 아닌 변명의 뉘앙스를 띈다는 말이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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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작가 기저귀,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는 피의자가 제출한 반성문의 일부이다. 자신의 범죄 혐의는 반성하지만 징역 12년은 너무 과하다는 말이 중점적으로 쓰여있어 반성이 아닌 건의나 항의의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드는 듯하다. 심지어 같은 구치소 동기에게 자신은 A씨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아니 찾아가서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했단 사실도 밝혀졌다.


피해 여성 A씨는 이 반성문들을 보고 "계속 자신의 말을 왜 안 들어 주냐며 자기가 범죄자고 검사가 여자고 하며 살인 미수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 모든 반성문들이 전부 헛소리로 보인다."는 말을 남겼다.


지금 현재 이 사건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4월 19일에 진행된 2심 재판에선 이 사건에 대한 성범죄 여부 등을 다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과연 2심 재판에서도 피해자가 인정하지 않은 반성문을 재판 결과에 반영할 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듯 하다.


A씨는 기적처럼 살아남았다고 하여 현재 '작가 기저귀' 라는 계정을 운영하고 있고, B씨의 중형 및 신상 공개를 위해 힘쓰고 있는 중이다. 그것 뿐만이 아닌 제 2차, 제 3차 범죄 피해자를 위해서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이것은 A씨가 살아남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반성문 제도, 신상 공개 제도 등을 손 보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원히 피해자들은 또 다시 대한민국 사회에서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가 직접 발로 뛰며 사회를 향해 손을 뻗을 때 우리 사회가 그 손을 잡아줘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22기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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