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속 부정확한 성(性) 지수 교체 시급

by 18기박지훈기자 posted Jun 02, 2020 Views 7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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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들이 사용하는 사회 교과서 및 문제집에 성(性)과 관련해 부정확한 지수가 사용되어 교체가 시급하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통합사회 과목의 4-3단원 '국제 사회의 인권 문제' 단원은 빈곤 문제, 성차별 문제, 국민의 기본권 침해 문제를 이해하고, 이와 같은 인권 문제 해결에 관하여 탐구하는 단원이다. 문제는 일부 인권 관련 지표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받고, 그 신뢰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시되는 것이 세계 경제 포럼(WEF)에서 발표한 '성 격차 지수(GGI)'이다. 2006년부터 세계 경제 포럼은 '경제 활동 참여와 기회'와 '교육', '건강', '정치 권한'  4개 분야를 바탕으로 이 지수를 만들고 있다. 2015년 기준 145개국을 평가한 이 지수에서 북유럽 국가인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하였으며, 이슬람 국가인 시리아, 파키스탄, 예멘이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한국은 115위로, 상당히 낮은 순위를 기록하였다. 분야별로는 '경제 활동 참여와 기회' 순위가 125위, '교육'과 '정치 권한' 순위가 각각 102위, 101위였으며, '건강' 순위는 7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종합순위는 지수가 처음 발표된 해인 2006년에 96위, 2015년 115위, 2020년 115위로 순위가 계속해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성 격차 지수에서 사용하는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산출 방식이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20141029JTBC 뉴스룸 팩트체크에서는 성 격차 지수를 비판하며 이 지수의 허점을 드러내는 단편적인 예시 2가지를 들었다. 첫 번째는 문해율(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순위이다. 2014년 지수에서 대한민국의 문해율은 남녀 모두 99%였으나, 레소토의 문해율은 남성 66%, 여성 85%였다. 성 격차가 적은 대한민국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타당하나, 세계 경제 포럼 측은 레소토에 더 큰 점수를 주었다. 두 번째 예시는 한국 남녀의 대학 진학률이다. 세계 경제 포럼 측이 군에 있는 남성들을 대학 진학자에 포함하면서 한국의 남성 대학진학률은 111%라는 황당한 수치가 나왔다


 여성 정책을 관장하는 여성가족부마저도 성 격차 지수가 각국의 정치, 사회, 경제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남녀 격차를 중심으로 상대 평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성 격차가 개선되었음에도 해당 지수에서의 순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다. 구체적으로 2016년의 보고서 발표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세계 경제 포럼 측에서 과거 자료의 사용과 잘못된 통계 인용, 주관적 설문조사를 함으로써, 성 격차 지수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며, 자료의 출처를 알지 못해 답답하다고 답한 적이 있다.


 한편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성불평등지수(GII)'는 성 격차 지수와 완전한 대조를 보인다. 총 189개국을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은 2018년과 2019년 모두 북유럽 국가들과 독일 등에 이어 최상위권인 세계 10위, 아시아 국가 1위에 자리하였다. 이 지수는 유엔에서 발표한 만큼, 세계 경제 포럼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보다 더 권위가 높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다수의 교과서 및 문제집에서 성 격차 지수를 사용하고 있다. 미래엔 출판사의 '고등학교 통합사회' 교과서와 같은 출판사의 '1등급 만들기 통합사회 1050제 (2020년)', 'New 올리드 (Allead) 고등 통합사회 (2020년), 메가스터디BOOKS 출판사의 '메가스터디 N제 고1 통합사회 1207제 (2020년)'에서 해당 지수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었다. 판매량이 많은 문제집에서 이 지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교육 도서에서 이 지수를 사용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성불평등지수가 사용된 사례도 있었으나 성 격차 지수의 사용 사례보다 그 수가 훨씬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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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출판사의 '고등학교 통합사회' 교과서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14기 박지훈기자]


여러 언론과 정부 기관은 성 격차 지수를 부정확하다고 비판하였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지수를 교육에 사용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한국과 세계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해당 지수의 신속한 교체가 시급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14기 박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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