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화려했던 팬택,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by 5기정용환기자 posted Aug 28, 2017 Views 1419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httpblog.naver.comultrayoung1.PNG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팬택의 본사 건물에 붙어있던 간판을 내리는 모습, 이미지 제공=http://blog.naver.com/ultrayoung,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파산 직전에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하 쏠리드)에 극적으로 인수되며, 부활하나 싶었던 팬택이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기업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이치이지만 전성기 시절 벤처기업의 신화라 불리며 LG전자를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던 기업인 만큼 다시는 만나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팬택은 현재 특허 3,000여 건을 해외로 팔아넘기고 있고, 본사 건물은 (주)한샘에게, 김포 공장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이다. 예고되었던 OS 업데이트도 물거품이 되었고, 마지막 희망이었던 IoT 사업조차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치달았다. 또한, 쏠리드에 인수되어 `뉴팬택`이 출범하며, 소비자들에게 약속되었던 해외 사업 진출은 물론, 신제품은커녕 기업 운영도 영위하지 못하게 되었다.


뉴팬택의 출범, 그리고 IM-100의 실패

httpblog.naver.comultrayoung2.PNG

[팬택이 야심 차게 출시한 IM-100의 실물 사진, 이미지 제공=http://blog.naver.com/ultrayoung,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1년 7개월의 2차 워크아웃을 딛고,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한 부활을 한 팬택은 이후 해외에서 V950이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았다.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고 있고, 저가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의 돌풍이 도드라지므로, 2016년 6월, 중저가 시장에 IM-100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팬택 스마트폰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IM이라는 모델명을 이용해 신제품을 IM-100으로 명명, `내가 돌아왔다`라는 언어유희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출시된 지 10일 만에 초기 물량인 3만 대가 동날 만큼 인기가 많았다. 이후 젊은 층들을 겨냥한 SNS 광고와 과거 맷돌 춤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박기웅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을 뿐 연말까지 3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에 절반도 못 미치는 13만여 대로 완벽한 실패가 되었다.


사실 IM-100의 실패는 출시 때부터 예상된 절차였다. 팬택의 사정을 고려해 출시 시기를 앞당기다 보니, 초기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 물이 들어오던 시기에 노를 젓지 못했다. 또한, 중저가 스마트폰임에도 40만 원이 넘어가는 모호한 가격에 스냅드래곤 430을 탑재하며 보급형이라고 보기에는 가격면에서 무리가 있어 보였다. 또한, 번들로 제공되었던 `스톤`이라는 이름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무리하게 끼워 팔며 출고가 상승을 조장했고, 카메라의 성능 또한 기대 이하였다.


본디, 높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의도하고 출시한 것이 아니기에 성능은 부족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쉬운 성능에 모호한 가격이 공존했던 IM-100을 소비자 관점에서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불투명한 기업의 미래는 A/S의 불투명함과 같으므로 오랜 기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온 팬택은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IM-100은 그렇지 못했고 결국?실패작으로 남고 말았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은 스마트폰 보조금을 규제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아주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법안 중 하나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주어지는 불법적인 보조금을 방지해 모든 소비자가 공평하고 평등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한 법안인데, 이로 인해 전반적인 스마트폰 구매 보조금이 줄어듦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었고 결국,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팬택이 이 단통법에 찬성했었다는 것인데,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스마트폰 기업인 LG전자와 팬택은 단통법에 찬성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의도했던 것과 달리 단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소비가 축소되는 분위기가 커졌고, 그에 따른 영업부진이 결국 자본 잠식으로 이어져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에 큰 타격이 갔다. 나중에는 법원에 탄원서까지 제출하여, 스스로 무덤을 판 행태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불법적인 보조금을 제공한 SKT, KT, LGU+(이하 이통사 3사)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총 두 달여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2차 워크아웃이 확정되며, 위기가 닥친 팬택은 후속작인 베가아이언2를 서둘러 출시해 적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나, 이통사 3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물량을 더는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수 판매가 90% 이상인 팬택은 다른 기업에 비해 이통사 3사의 영업정지로 인한 영향이 컸고, 결국 팬택의 재정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성능과 무모한 가격 책정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제품 일명 `메이커`라 불리는 유명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명 기업보다 비교적 이름값이 떨어지는 팬택은 동 시기에 나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는 곧장 판매 저하로 연결되었고, 더 나아가 재정 악화와 그로 인한 구조조정까지 이어졌다.?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든 결과였다.


팬택은 `베가`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인 스마트폰 출시를 이어왔는데, 부족한 하드웨어적 성능과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의 문제가 있었다. 일부 제품은 버그가 자주 발견되었고, A/S도 부족했다. 이로 인해 `베레기`라는 오명을 안았다. 고질적인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특성을 극복하지 못하며,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어, 이도 저도 아닌 겉도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삼성의 독주, 애플의 추격

httpcafe.naver.comworldrank.jpg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이미지 제공=http://cafe.naver.com/worldrank,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팬택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물러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구도로 굳어져 가는 추세이다. LG전자는 2017년 3월 출시한 G6가 부진하면서 2017년 2분기,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게 되었다. 전작인 G4, G5를 연이어 실패하며 반등을 노리던 LG전자는 G6의 실패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며, 경쟁작인 갤럭시 S8의 성공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독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영향이 있겠으나,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질 낮은 제품을 비싼 값에 사게 되는 등 시장 권력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점유율은 상향곡선을, LG전자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팬택의 몰락은 아쉽기만 하다.


쏠리드의 팬택 매각


2017년 5월 팬택을 인수한 쏠리드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IoT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특허와 연구자료를 팔아치우며 `특허 먹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어서 2달 후에는 IoT 사업 매각을 공식화하며 `특허 먹튀`는 현실화되었다. 매각된 주요 특허 중에는 애플에 11건, 골드피크 이노베이션즈에 230건을 넘기며, IT 사업에 제일 중요한 특허와 기술이 해외로 팔려나갔다. 해외로 주요 기술들이 유출되며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어쩌면 쏠리드는 처음부터 팬택을 살릴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재기작이었던 IM-100의 실패, 운영의 미숙 등 무조건 쏠리드의 탓을 할 수는 없다. 정말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팔아넘겼을 수도 있다. 씁쓸하지만 시장의 이치에 따라 팬택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 3년이 넘었던 `희망 고문`의 대장정은 끝이 나고 말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정용환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5기안중원기자 2017.08.24 23:47
    객관적인 자료제시가 좋은것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 ?
    5기고은경기자 2017.08.28 22:53
    정보화 시대에 특히 전자기기는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펜택이라는 회사를 모르고 있었는데 기자님 기사 덕분에 많은 걸 알고 갑니다.
  • ?
    5기김동수기자 2017.09.01 05:18
    정말 디자인이 이쁜 케이스라서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런 디자인의 회사가 매각이라니 ,..아쉅네요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179774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347985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562000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변질: 블레임 룩(blame; 비난, look; 주목) 3 file 2017.02.28 조나은 14844
최순실 1심 판결, 징역 20년·벌금 180억 원·추징금 72억 원 file 2018.02.22 허나영 9423
최소한의 투표권도 얻지 못하는 청소년,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18.08.13 장혜성 9161
최대 90% 효과? 코로나 백신 화이자 1 file 2020.11.26 김태완 6768
총선 투표율, 이대로 안녕한가? 3 file 2016.03.12 고건 16760
총선 국면 돌입한 정치권...국민의힘, 민주 당내 갈등에 이목 쏠려 file 2023.11.22 김도민 2437
총기 규제에 대한 미국 내의 두 반응 file 2018.04.05 전병규 10912
촛불집회 노벨평화상후보에 오르다? 3 file 2017.04.15 한한나 10767
촛불집회 100일...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나 5 file 2017.02.09 장인범 16054
촛불의 시발점, 광화문 3.1운동 100주년 기념 file 2019.03.11 장민주 12152
촛불시민에게 ??? 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 1 file 2017.10.02 문서연 9716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file 2017.03.20 김윤영 8669
촛불 대통령에게 '레드카드'를 보내다 file 2017.05.16 김소희 9413
초콜릿은 모두에게 달콤하기만 한 것일까? file 2019.09.23 이채윤 9168
초유의 '4월 개학' 확정 2 file 2020.03.19 류경주 7248
초대형 선박 좌초로 마비된 수에즈 운하 file 2021.03.29 박수영 6719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 카리브 해 연안 도서 및 美 남부 강타해 피해 속출 1 file 2017.09.11 이윤희 10854
초·중·고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문제점은? 2 file 2020.04.02 유시온 7745
체포 과정에서 용의자를 질식사하게 한 미국 경찰, 그리고 이어진 '플로이드 사망 시위' file 2020.06.02 김가희 6522
청학고 새월호 참사 2주기 추모행사 3 file 2016.04.23 문채하 17147
청천 프로젝트: 한중 공동의 미세먼지 해결법 2 file 2017.05.24 임형수 11019
청주시 기록적 폭우, 사후 대책은 어떻게? 25일까지 수해피해신고 마감! 1 file 2017.07.24 조영지 10675
청주 서원구 미래통합당 최현호 후보 연이은 아쉬운패배 file 2020.04.28 한재원 7527
청와대, '난민법, 무사증 입국 폐지/개헌' 거부 답변을 내놓다 file 2018.08.07 김나현 9555
청와대, "5월 13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준비" file 2020.05.04 박가은 6778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점점 가중되는 '차이나 게이트' 의혹 file 2020.03.24 임재완 8023
청와대 이번에도 압수수색 불허... 그 이유는? 4 file 2017.02.04 구성모 17943
청와대 국민청원 '시작은 좋았으나' 2 file 2018.09.03 김지영 9307
청와대 게시판 '난민신청 허가 폐지/개헌' 청원 70만 돌파 4 file 2018.07.27 김정우 10227
청와대 '오보괴담 바로잡기' 3 file 2016.11.20 김다현 18682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청소년의 권리 2 file 2017.07.25 최지오 10767
청소년이 보는 소년법 "법의 헛점을 노린 교묘한 범죄 잇따라..." file 2018.09.27 8기심채은기자 9124
청소년의 흡연과 실질적인 방안 2014.07.28 김서정 21199
청소년의 음주 흡연 이대로 괜찮을까? 2 file 2016.05.24 최시헌 22224
청소년의 방역패스, 필수인가 선택인가 1 file 2022.01.21 최재원 12700
청소년을 향한 담배 광고, 괜찮은 걸까? file 2020.06.01 김가희 7334
청소년을 위한 페미니즘, 교육이 나서야 한다 3 file 2018.12.18 황준하 10599
청소년을 보호하는 소년법, 개정 혹은 폐지? 4 2017.11.09 박찬영 13803
청소년에게 듣는 '19대 대선과 대한민국' 1 file 2017.05.20 박상민 9231
청소년보호법과 소년법은 다르다? 7 file 2017.09.21 김주은 16316
청소년들이여 흡연의 불씨를 꺼라 2014.07.26 양나나 21399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정치 1 file 2017.02.09 정재은 15182
청소년들이 던져야 할 질문 하나, 과연 문명의 발전은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었을까? 2 2019.01.11 임효주 11237
청소년들의 흡연 file 2014.07.30 1645 18882
청소년들의 흡연 2014.07.30 변다은 20675
청소년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SNS 2 file 2018.01.03 정유정 11249
청소년들의 음주 문제 '심각' 5 file 2016.03.19 한지수 17899
청소년들의 언어사용 실태 5 file 2016.10.25 김나연 663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