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성적순 차별', 과연 당연한 일인가

by 5기이채린기자 posted Aug 31, 2017 Views 14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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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인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21세기 지금, 학교 내에서 성적순 차별은 금기가 되었다. 반장을 일정 석차 이상의 학생으로 제한하는 등의 성적순 차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성적순 차별은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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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이채린기자]



대부분의 일반고등학교에는 심화반이라는 이름의 성적 우수자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심화반에 속한 학생은 일반 학생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특별 자습실과 심화 특강, 여러 가지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심화반 학생에게만 교내대회의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자습실에 특강, 교내대회 설명회까지. 학생인권조례의 존재가 믿기지 않는다.




성적 우수 학생에 대한 혜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화반 학생들에게 학교 시험과 연계된 문제집을 배포하거나 심화반 학생들만 들을 수 있는 특강에서 다룬 문제들이 시험에 나오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심화반 자습실에는 에어컨, 칸막이 책상은 물론이고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모르는 부분을 검색할 수 있는 컴퓨터까지 있고 감독교사는 돌아다니며 자는 학생들을 깨워 준다. 프로그램이나 대회의 참여 기회도 심화반 학생들에게만 주어진다. 분명 심화반 학생들에게는 샘플과 대회 요강까지 나누어 주며 설명했던 대회인데 일반 학생들에게는 한 페이지짜리 공지가 끝인 경우가 많다. 아예 심화반 학생들에게만 대회를 공지해 주는 학교도 있다. 대회에 참여한다고 치더라도 상은 대부분 심화반 학생들에게만 돌아간다. 최우수, 우수상을 전부 심화반 학생들이 받고 나면 일반 학생들에게 남는 상은 장려상밖에 없다. 이런 일이 수두룩하니 심화반에 들어가지 못하면 학생부 종합 전형은 포기하라는 말이 나돌 수밖에 없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2장 제1절 제51항에는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광주, 인천, 전북, 충남, 충북 등 7개 지역이 인권조례를 통하여 성적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20162학기부터 소수의 우수 학생들만 이용해 온 면학실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교육계 역시 성적에 의해 자행되는 차별이 옳지 않다고 시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적순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 모 사립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예슬(가명·경기도 S고등학교, 17) 학생은 심화반 프로그램에 대하여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특혜를 준다는 것은 그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므로 정당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학생들 입장에서는 그 친구들과 차별받는다는 생각이 계속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그 이유에 관해서는 담임선생님도 대회나 행사가 있을 때는 심화반 친구들을 따로 불러 대회에 관한 팁을 준다. 학급 임원조차도 심화반 아이들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모든 상은 웬만하면 심화반 아이들에게 몰아준다. 처음에는 자격지심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니 아 이건 차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놓았다.




역시 심화반에 비판적인 입장인 최지우(경기도 동화고등학교, 17) 학생은 학생들을 따로 선별하여 여러 프로젝트나 특별실 자습 등을 진행하는 것은 학생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학생 개개인에게 동등한 기회 자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므로 학교 차원에서 학생에게 가하는 차별과 압박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제도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별한다는 것 자체가 나머지 학생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도 있다. 이는 성적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패배자로 정의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적순 차별, 과연 당연한 처사인지 되돌아볼 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이채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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