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내려놓고 재즈 취하기...쇼팽 in 뉴욕 클래시컬 재즈 나잇

by 김진영대학생기자B posted Jun 13, 2023 Views 5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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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진영 대학생기자]


<쇼팽 in 뉴욕 클래시컬 재즈 나잇>은 예술의 전당 IBK 챔버홀에서 지난 49에 진행됐다. 그 제목처럼 쇼팽의 음악을 뉴욕의 감성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공연이었는데, 쇼팽의 여러 작품을 재즈로 편곡하여 관객 앞에 제시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재즈가 알고 싶다’, ‘클래식이 알고 싶다주최, ‘프레토 플레이주관, ‘뮤직&메시지후원으로 개최되었으며, 이전에도 여러 번 같은 시리즈의 공연들이 있었고, 현재까지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공연의 제목이 재즈 나잇이긴 하다만, 주최 측 사정으로 낮에 공연된다는 점 역시 밝히고 있다. 8세 이상부터 입장이 가능하고, 관람 시간은 대략 1시간 4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아서 인터미션은 없었다. 이곳을 찾은 관객 중에는 재즈로 만나는 쇼팽에 이미 익숙해져 있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 우리는 개별 재즈’, 개별 쇼팽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믿지만, 실질적으로 크로스오버된 쇼팽과 재즈를 이토록 가까이, 그것도 예술의 전당이라는 곳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라 그 누가 예상했을까. 공연장에 착석하고 처음 바라본 곳은 당연히 무대였다. 기본적으로 재즈 공연의 성격을 갖추고 있기에 조명은 파란 불빛으로 무대를 어둡게 비추고 있었으며, 피아노와 4대의 현악기로 구성된 콰르텟, 색소폰, 아코디언, 기타, 더블베이스, 드럼의 서로 이질적일 수 있는 악기들이 한데 모여 그 여정을 함께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연주의 프로그램은 해설자의 인사말에 이은 오프닝에서 쇼팽의 ‘Prelude Op.28 No.15 “Raindrop”’으로 그 첫 번째 시작을 알렸다. 흔히 빗방울 전주곡이라고도 부르는 이 곡을 재즈로 편곡한다는게 쉽게 상상이 가지는 않는다. 막상 들어본다면 아마 많은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반응을 불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로스오버가 가진 매력이 드러날 것이다. 다음 곡들로는 Fantasy Impromptu Op.66, Prelude op.28 No.4, Waltz Op.64 No.2, Piano Concerto No.1 Op.11 1st mvt. 등이 이어졌고,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를 가진 쇼팽 곡들의 향연으로 1부를 마무리했다. 보통의 크로스오버가 가진 연주회답게 재즈의 장점과 클래식의 장점이 모두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또 자칫 몇몇 프로그램에서 소위 이도 저도 아니게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드럼과 색소폰이 연주될 때 콰르텟의 음량은 거의 묻혀서 연주자가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은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음악적이기보다는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것처럼 보인다는 한계 역시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팽이 가진 로맨틱한 감성을 색소폰과 피아노의 협업으로 듣는다는 것은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조합이 되어 마음을 두드린다.


다음의 2부는 쇼팽의 원초적 아름다움을 만나는 순수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가지는데, 오직 한 곡만이 2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바로 쇼팽의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2nd mov.였는데,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부의 마지막 곡으로 설정했는데, 같은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독립된 2부로 분리했을까?”였다. 정확한 이유는 주최자에게 있겠지만, 관객으로서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피아노 협주곡 2번이 가진 독특한 특징에 있었다. ‘Larghetto’의 나타냄말을 가지는 2악장은 매우 느리면서도 장중하게 연주되면서 쇼팽의 다른 녹턴들과도 선율적, 화성적 유사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또 하나 특이한 사실이 있는데, 바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1번보다 먼저 작곡되었다는 것이다. 1번은 난이도, 출판업자의 사정 등 다양한 이유로 2번보다 먼저 출판되는 바람에 더 앞 순서의 번호를 얻게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쇼팽에게 있어서 자신의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2번이었던 것이다. 이 곡은 유려하면서도 강단 있고, 인간으로서의 쇼팽을 마주하게 해주는 힘을 가졌다. 쇼팽의 원초적아름다움을 만나기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곡이 어디 있을까.


공연의 마지막 구성을 담당하는 3쇼팽, 라흐마니노프와 함께 음악의 미래를 만나는 시간은 쇼팽의 Polonaise Op.53 “Heroic”,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Vocalise Op.34 No.14’, ‘Piano Concerto No.2 Op.18 2nd mvt.’,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으로 완성되었다. “쇼팽 in 뉴욕에서 웬 라흐마니노프?”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해설자는 계속해서 쇼팽의 이야기만 듣다가 낭만 시대의 또 다른 작곡가였던 라흐마니노프가 쇼팽으로부터 받은 영향, 그리고 그의 음악이 가지는 재즈와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하면서 프로그램의 의의와 정당성을 확고히 하고 있었다. 파가니니가 가진 선율의 화려함은 재즈의 모호한 화성진행으로 더욱 빛을 발하고,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티키타카시퀀스로 정말 광시곡, , ‘랩소디다운 순간들이 모여 한껏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어 준다. 곡의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때로는 재즈는 더욱 클래식다울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클래식과 재즈의 미래에 대해서도 다시금 고민해보게 하는 원동력으로 다가온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6기 대학생기자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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