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영화 칼럼> 영화 읽어주는 고양이 세 번째 이야기: 레이디 버드

by 7기남연우기자 posted Aug 01, 2018 Views 1642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영화 칼럼>영화 읽어주는 고양이 세 번째 이야기: 레이디 버드

1566047B-9DF4-4A3A-AC16-E05F26A71017.jpe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7기 남연우기자]



이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이다.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평생을 살아온 크리스틴(레이디 버드)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이다.


레이디 버드는 학교공부에 대해서 불평하고, 친구와 다투었다가 화해하고, 대학에 관해서 불평하고, 반의 퀸카를 동경하고, 남자친구를 사귀었다가 헤어지는 등 여느 18세와 같이 고등학생 생활을 즐긴다. 그런 레이디 버드의 가장 큰 소망은 자신이 지겹게도 보아온 새크라멘토를 벗어나 뉴욕으로 대학교를 가는 것이다.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는 본명인 크리스틴 대신 ‘레이디 버드’로 불리기를 고수하고, 지속적으로 타인에게 자신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아주 열심히, 부정한다. 레이디 버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자신이 동경하는 것들을 자신의 것인 양 거짓말한다. 학교의 퀸카인 제나에게는 자신이 동경하는 3층 주택을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하고, 자신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친구 줄리 대신 아이들의 동경을 받는 카일, 제나와 어울려 다니며 자기를 끼워맞춘다.  


이 영화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시기의 혼란을 솔직하게, 묵묵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흔한 이야기에 그칠 수 있었던 이야기를 그레타 거윅(감독이자 각본가)은 인물의 매력과 촘촘한 감정선,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만한 것들로 채워 넣는다. 일반적인 성장영화화는 다른 <레이디 버드>의 매력적인 특징은, 이 영화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레이디 버드에게는 졸업파티에 함께 갈 잘생기고 반듯한 남자가 생기지도, 인기 많은 친구가 생기지도 않으며 집안의 위기가 해결되거나 자아를 찾아서 안정적인 마음을 되찾는 것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영화가 끝날 때까지 레이디 버드는 그 자신으로 남아있다. 단지 레이디 버드, 그러니까 크리스틴 그 자신으로 말이다. 

결국 바라는 대로 뉴욕에 도착한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방에 짐을 풀고도 공허감을 지우지 못한 채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응급실에 실려 간다. 다음 날 아침, 레이디 버드는 자신이 고등학교 내내 혐오했던 성당에 제 발로 찾아가서 노래하는 성가대 학생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고는 집에 전화를 건다. 지겹기만 해던 새크라멘토가, 처음 운전을 해서 내다보니 아름다워 보였다고, 자신은 크리스틴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참 좋다고. 그 모든 감정을 딛고, 레이디 버드는 드디어 크리스틴과 새크라멘토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다. 

 

레이디 버드는 자신의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을 계속해서 느낀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좇고,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며, 완전히 다른 장소에 가서 사는 것을 꿈꾼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그걸 바라는 것이 아닐까.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내일 자고 일어나면 완전히 새로운 자신으로 탈바꿈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 가든, 어떤 일을 하든 나는 나일 뿐이다. 그것은 내가 어디를 가든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바뀌고 싶다면, 내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굳이 새로운 사람이 될 필요가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우리 자신 그대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딱히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필요 없는 ‘나’만으로도 말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7기 남연우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437524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434972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856296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모든 마블 히어로들의 등장 file 2018.06.25 나인우 15517
미국 야구 경기 LA Dodgers VS Texas Rangers, 추신수 선수 출전 file 2018.06.26 함수민 19686
2018년, 오월의 광주를 찾다 file 2018.06.26 고서원 12817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위한 인천광역시만의 독특한 응원장소 file 2018.06.26 김도윤 12898
2018년 러시아 월드컵으로 불타오르다 file 2018.06.26 박상미 12609
수학으로 나라를 구하다 file 2018.06.27 노채은 17038
투타 균형 류중일의 LG, 안정적 2위 수성 가능할까 file 2018.06.27 이준수 13445
세계사, 아는 척 하고 싶다면? file 2018.06.28 박채윤 16174
<탐정 : 리턴즈>, 탐정이 시리즈가 되어 돌아오다! 2 file 2018.07.02 나인우 13532
중국 상하이에서 MWC Shanghai 2018 개최 file 2018.07.02 전병규 13395
진화는 항상 위기로 바뀐다.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 file 2018.07.04 최아령 12983
ICCE-Asia 2018,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하다 file 2018.07.05 신온유 14525
더 새로워질 교육의 도시, 경기도를 만나다 file 2018.07.05 이지은 12148
2018 서울국제도서전에 가다 2 file 2018.07.05 이지은 14108
‘물오름 달’의 역사가 다시 재현될까? file 2018.07.06 최영서 15524
<영화 칼럼> 영화 읽어주는 고양이 두 번째 이야기: 쓰리 빌보드 file 2018.07.06 남연우 15076
이번 방학은 어디로 여행을 갈까? '한국국제관광전' file 2018.07.06 이서현 11889
서울시립동대문청소년수련관, 홍보대사로 댄스팀 U.A(유에이) 위촉 file 2018.07.09 디지털이슈팀 18482
슬로바키아 청소년 교류단,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방문..韓 청소년 정책에 많은 관심 보여 file 2018.07.09 디지털이슈팀 13289
코엑스에서 세계를 만나다, 한국국제관광전(KOTFA) file 2018.07.09 명노경 12739
충주 라이트월드, 당신의 눈을 매혹시킬 아름다운 빛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file 2018.07.11 정하영 15052
[책] 사람을 대하는 기술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1 file 2018.07.11 최미정 13597
제주도에서 추억을, 넥슨컴퓨터박물관 2 2018.07.13 안소정 14928
인천의 명소들을 한눈에 보다! 인천시티투어 2018.07.17 김다인 12718
KITAS 2018, 새로운 기술에 편리함을 접하다 file 2018.07.17 김민지 12380
우리 주변의 예술, '마켓마' 1 file 2018.07.18 김진영 15590
'아산 동물 보호연대'를 아시나요? 2018.07.20 오가람 18178
장 지글러(Jean Ziegler)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2 file 2018.07.23 홍도현 14372
우리들의 감성을 일깨울 치아문단순적소미호(致我们单纯的小美好) 2 file 2018.07.23 최아령 16329
2018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에 다녀오다 file 2018.07.24 이예은 13329
미세먼지 해결 방법은 바로 너! file 2018.07.24 최영서 15150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부산시민공원으로! file 2018.07.24 최아령 12364
[책] 언어의 바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슬기로운 언어생활' 1 file 2018.07.24 최미정 13797
서울 오토살롱 주목할 업체는? 2018.07.24 안디모데 13246
청소년을 위한 텐, 그리고 텐 경제학 file 2018.07.25 박민정 17953
그냥 정수기 물을 마신다고? - 미네랄의 효능 2018.07.25 임서정 18714
제비 가족의 탄생, 그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기까지... 1 file 2018.07.25 정수민 12855
2018 서울퀴어문화축제, "당신 주변에 늘 우리 퀴어가 있다" 2 file 2018.07.26 김다인 12743
전무후무한 3관왕, 요네자와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file 2018.07.26 6기박상현기자 13614
옛 전남도청, 5.18민주평화기념관으로 문 열다 1 file 2018.07.30 조햇살 17013
7월 4일에 미국 전체가 시끄러운 이유는? 2 file 2018.07.30 함수민 12885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제 8기 발대식 및 오리엔테이션 개최 file 2018.07.30 디지털이슈팀 13569
서울에서 만나는 독도는 처음이지! 가자 독도체험관으로 2 file 2018.07.30 이소현 14109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일, 제헌절 2018.07.31 오예은 14319
<영화 칼럼> 영화 읽어주는 고양이 세 번째 이야기: 레이디 버드 1 file 2018.08.01 남연우 16427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BRT)' 시행 반년, 현장에 가다 file 2018.08.03 이선철 13514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정식종목 채택 file 2018.08.03 정재근 19751
LG 트윈스의 기분좋은 후반기 시작 2018.08.03 최용준 120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