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생각이 떠다니는 곳, 카페 ‘생각구름’ 대표 최정진 시인을 만나다

by 4기유성훈기자 posted Jun 24, 2016 Views 1778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최정진 시인은 지난 2007년 계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2011년 시집 ‘동경’을 발표하였으며, 최근 고향으로 되돌아온 젊은 작가이다. 그가 서울살림을 접고 고향 순천에서 터를 잡은 곳은 순천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향교길 39번지이다.
 이 공간은 왠지 생각이 구름처럼 떠다니고 있을 것 같은 곳이다. 바로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 ‘생각구름’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는 시간제로 운영된다. 기본 1시간에 2000원, 1시간 추가될 때마다 1000원이 추가된다. 1일 사용권은 6000원을 받는다. 커피와 음료는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매달 주제를 선정하고, 이달의 작가와 도서를 소개하고 있으며, 작은 전시회와 시낭송회, 강연회 등도 열린다. 누구라도 방문하여 시를 읽고, 공부하며, 작업할 수 있다.

 카페 ‘생각구름’ 곳곳에 꽂혀 있는 책들 사이에서 시인에게 물었다.

 첫 번째 질문은, 중앙에서 활동하던 작가로서 지방에서 겪게 되었을 어려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고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활동에 큰 지장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시를 만나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다음으로는 시의 발상이나 제재를 무엇에서 얻어 오는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시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나 사물을 따로 찾아서, 그것에 대한 시를 쓴다고 하였다. 더하여 자신은 시집 ‘동경’에 수록된 로션의 테두리를 가장 아끼는데, 이유는 높은 구현도와 오랜 시간동안 고뇌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말이 오고가는 가운데, 시인 최정진의 시의 특징에 대해서도 물었다. 시인은 자신의 시는 서사가 주를 이루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최정진에게 시란? 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와 자신과는 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며, 인간으로서 필요한 요소. 즉, 어떻게 보면 전부라고 말했다.
 또한 시로써 대변할 수 없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그 일부이기를 바란다고 말하였다.


 ㅇ미지.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유성훈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마지막으로 최정진 시인의 시 한편을 소개한다.

기울어진 아이1

 세탁소가 딸린 방에 살았다 방에 들여놓은 다리미틀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잠들었다 내 몸의 주름은 구김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엄마는 다림질밖에 몰랐다 엄마의 품에 안겨 다려지다 어느날 삐끗 뒤틀렸는데 세탁소 안에서 나는 구부정하게 다니는 아이라고 불렸다

 다린다는 말은 주름을 지우는 게 아니라 더 굵은 주름을 새로 긋는 문제였다 수선된 옷들이 마지막 누운 곳은 다리미틀 위였다 뜨거운 것과 닿으면 닳은 곳부터 반짝거렸다 오래 입은 옷일수록 심했다 엄마는 밤마다 어딜 가는지 브라더 미싱 앞에서 드르륵 어깨를 떨었지만 우는 게 아니었다 꿰맨다는 말은 상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잘 가리느냐의 문제였다 엄마, 엄마 가슴에 난 구멍은 얼마나 크길래 날 실통에 걸어야 했나요 나를 돌돌 풀어 가슴에 안아야 했나요

-최정진, 「기울어진 아이1」 중에서, 『동경』, (창비, 2011).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유성훈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458355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455686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878611
당신의 체력을 시험해드립니다, 제 10회 오산 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 2014.10.24 임수현 24865
청소년 모의유엔, 이젠 VIVIDMUN에서 만나요! 2017.06.24 황보민 24860
한국과 다른 듯? 같은 듯! 일본의 가정과 학교 9 file 2017.01.24 박수연 24840
'대한민국 성교육 정책 바로세우기 대토론회' 개최 예정 file 2015.08.24 온라인뉴스팀 24741
광복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눈물의 행사들. 그리고 그 행사들의 주인공 위안부 할머니들. 2 file 2015.08.27 정주현 24661
경남외고, 자연 속의 힐링 file 2014.10.24 이예진 24661
의고인의 체육대회 - 다시 부활한 의고컵 1 2014.10.23 차진호 24652
환전은 무엇일까? file 2019.08.09 송수진 24629
일러스트 작가들의 축제,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7 2 file 2017.07.23 최서은 24567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남우주연상 수상 7 2016.02.29 송채연 24550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러버덕(rubber duck) '화제'…아시아투어 마지막 서울 선택해 4 file 2014.10.20 이유진 24516
석촌호수 벚꽃축제, 봄과 밤의 어울림 5 file 2019.04.12 정다운 24440
"먹지말고 사랑해주세요"...'제3차 복날반대시민행진' 열려 1 file 2017.10.12 허석민 24393
유행어, 신조어라는 거울 속에 나타나는 2017 사회 모습 3 file 2017.03.25 성채리 24384
태권도로 하나 되는 세계! ‘제 2회 한-아세안 청소년 태권도 문화교류 캠프’ 9 file 2016.02.24 김은진 24360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 이제 강단에서 만나요! 14 file 2017.01.19 권혜림 24339
[이색 나들이] 한복 입고 거닐기 좋은 코스 34 file 2016.02.18 전채영 24329
트렌스젠더 김현수, 당당히 세상을 향해 외치다! 2 file 2017.09.05 김민주 24289
터키에서 케밥 먹어봤니? 1 file 2019.05.17 정지우 24281
교통카드에 선불결제까지... 청소년증 발급하고 할인혜택 받으세요. 15 file 2017.01.22 오경서 24280
2015시즌의 시작, 전북현대모터스FC의 출정식이 열리다 2 file 2015.03.06 정보민 24246
마음씨도 달달한 BTS슈가, 생일 기념 보육원 한우 선물 2 file 2018.03.22 김수인 24218
2017 아시아 최대 '드론쇼' 부산서 개막 10 file 2017.01.19 한태혁 24190
인천항 안의 인문학 속으로 file 2017.07.26 유한나 23977
한국사회의 쌀 소비실태 현황 및 오늘날 쌀에 대한 청소년 들의 인식에 관한 연구 file 2016.10.25 권주홍 23957
깊은 욕의 구렁텅이에 빠진 한국 청소년의 언어문화 2014.07.27 최윤정 23905
의도치 않은 흉기 file 2014.07.28 손윤진 23859
폭력적인 언어에 노출된 청소년 이대로 괜찮은가? 2014.07.26 이인애 23819
청소년들의 언어문화에 대해 잘 알고계십니까 2014.07.31 박소현 23812
내 몸이 열쇠가 된다, '생체보안' 12 file 2016.02.16 백현호 23804
코로나 시대로 급증하는 일회용품 사용률…해결책은 제로 웨이스트 운동? 2 file 2021.08.23 정지운 23787
소신을 실천으로! 서산학생자치연합동아리 '너나들이' 1 file 2016.05.25 김승원 23699
좋아하는 사람과 카톡하면 몇 분 안에 답장할까? 5 2017.07.06 장민경 23520
쓰레기를 좋아하는 "몽땅 깨끗한강 시민참여 캠페인" file 2017.08.21 조시현 23451
[여행감수성을 찾아가는 세계여행기 :1탄] 세계의 최서단, 카보 다 로카 (Cabo Da Roca) 1 file 2017.04.16 정다우 23418
바른말 고운말, 아름다워지는 청소년 언어문화 2014.07.27 정인영 23357
논란과 화제의 중심. Mnet '고등래퍼' 4 file 2017.02.27 최진혜 23297
OpenAI, Microsoft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 체결... 배경과 미래는? file 2020.10.08 최준서 23223
같은 듯 다른 일본의 교통 문화 3 2017.07.19 허재영 23187
유전자 조작이 낳은 계급사회 1 file 2020.02.17 조윤혜 23152
이제는 우리도 당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청소년 예비당원 입당원식 개최 5 file 2020.11.25 김찬영 23149
도를 넘어선 길거리 쓰레기.. 해결책은? 2 file 2017.08.13 이승우 23116
길었던 겨울 지나 봄 맞은 인공지능, 한국은 아직도 영하 5도 file 2017.02.28 장영욱 23041
'까치봉사단' 학생들과 함께 순찰하다 2017.08.04 허석민 23033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3 file 2018.09.18 윤지원 23018
폐쇄된 놀이공원, 활력을 되찾다! file 2016.03.21 박지혜 23016
한의학의 이모저모) 컬러푸드와 음양오행 2016.06.05 신이진 22993
말은 통하지 않아도, 우리는 함께 즐길 수 있어 행복해요! 1 file 2017.08.04 박채연 229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