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베스트셀러 <쌍둥이별>이 던져준 생명윤리의식 문제

by 4기박서영기자(IT과학) posted Aug 08, 2017 Views 188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kyp_displayad_8thuniv.png

2008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소식이 하나 있다영국의회에서 세계최초로 치료용 맞춤 아기를 출산하는 것을 합법화한 것이다치료용 맞춤 아기는 일반적으로 불치병이나 희귀병에 걸린 혈연관계의 가족을 위한 치료를 목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적합한 수정란을 골라 탄생하게 된다종교계에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성을 이유로 맞춤 아기 출산에 반대하고 있지만영국의회는 불치병에 걸린 아이를 그대로 죽도록 내버려 두는 것 또한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치료용 맞춤 아기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였다이처럼 치료용 맞춤 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까지도 전 세계 곳곳에서 치료용 아기를 출산하기 위한 부모들의 신청이 줄을 서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역시 치료용 맞춤 아기와 관련이 깊다이 책의 주인공 안나는 어릴 적부터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언니를 위하여 유전자 검사를 거쳐 태어나게 되고 무수히 많은 수술을 이겨낸다그러나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인 청소년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품으며 삶을 돌이켜보게 된다그리고 진정한 안나를 찾기 위해 더 이상의 수술과 기증을 거부하기 위하여 부모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데 이 책에서는 각 장 제목을 인물들의 이름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쌍둥이별.PNG

<쌍둥이별>의 일부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서영기자]



유전자 진단으로 태어난 안나

옛날에 어디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만약 가족 중 누군가 백혈병이나 암과 같은 질환에 걸렸을 때 어릴 적 보관해놓은 제대혈을 이용하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제대혈은 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탯줄혈액인데 제대혈에는 혈액 성분을 만들어내어 혈액 질환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 조혈모세포와 뼈와 연골의 재생에 사용되거나 각종 암과 유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간엽 줄기세포가 풍부하게 들어있다그러나 제대혈을 보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유명 연예인이나 부유한 사람들만 주로 보관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관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이처럼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제대혈을 보관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수한 질환에 앓게 되는 경우에는 그 가족원의 치료를 위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킴으로써 확률은 높지 않지만 환자와 새 생명의 제대혈이 일치하길 간절히 바라는 부모도 있다.


나는 값싼 포도주나 보름달이나 순간의 흥분에 따른 결과물이 아니었다.” - 안나


이 책의 주인공 안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만약 케이트나 다른 가족의 제대혈이 보관되어 있었다면 안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꽤 높았을 것이다이처럼 주인공 안나는 아주 특수한 목적으로 태어났고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안나는 어릴 적부터 언니에 의해 존재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고 두 자매의 오빠인 제시 역시도 가족들 각자의 역할은 이미 정해져 있어 쉽게 바뀔 수 없다고 믿고 있다하지만 13살이 되자 안나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엄마아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에 널 훨씬 더 사랑했단다.” 만약 부모가 어떤 이유로 아이를 가진다면 그때는 그 이유가 더욱 두드러진다그 이유가 사라지면나란 존재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질서를 흩뜨리지 마안나.” 오빠는 씁쓸하게 말한다. “우리는 각자의 대본을 숙지하고 있어케이트는 순교자 역을 맡고 있고 난 가망 없는 놈이야너는중재자야.”

 

우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나는 언니가 건네주는 그릇들을 닦았고우리 둘 다 진실을 모르는 척하려 애썼다내 속엔 언제나 언니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 내가 있을 뿐 아니라때로는 자유롭기를 바라는 무서운 나도 있다는 진실을 말이다. - 안나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아픈 언니를 둔 아이였다은행에 가면 나한테는 늘 막대사탕을 하나 더 주었다교장 선생님들도 내 이름을 알았다아무도 날 대놓고 짓궂게 대한 적이 없다만약 내가 다른 애들과 같다면 어떤 대우를 받을지 궁금하다아무도 내 면전에 대고 그런 말을 할 배짱이 없는 걸 보면어쩌면 난 꽤 역겨운 앤지도 모르겠다모두들 내가 무례하거나 몰 사납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면서도내가 그렇게 된 건 상황 때문이라서 친절하게 구는 건지도 모른다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짓도 진실한 나인지는 모르겠다. - 안나


안나와 케이트는 떼어놓으려고 해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였다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케이트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고 안나는 그런 언니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언니를 위한 검사를 받아온 안나는 어느 날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한다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친절한 사람들을 볼 때면 자신이 아픈 언니를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며 진실한 안나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안나는 늘 언니에 의해 정의되던 자신의 존재를 되찾기 위해 부모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만그 복잡한 과정 속에서도 늘 소송취하를 고민한다내 생각엔 안나가 케이트를 위한 검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분명 있었겠지만 그것보다 어쩌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이러한 안나의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언제나 언니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가족의 생활이라고 생각된다그래서 사라와 브라이언이 안나를 잘 구슬리고 달랠 때면 안나는 갈대처럼 흔들렸을 것이고 이 글을 쓴 작가도 그런 안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행복추구권이라고 들어보았는가우리나라 헌법에는 행복추구권이라는 조항이 있다행복추구권이란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데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와 고통이 없는 상태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실현하는 권리로 정의된다우리나라에 이러한 조항이 있는 것처럼 안나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비슷한 조항이나 권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안나는 이제는 언니로부터 정의되는 자신의 존재를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 행복을 추구하고 싶지 않았을까?


한 사건이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보여진다는 점참신한 줄거리와 내가 평소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갈래인 소설이라는 점은 이 책의 흥미로운 특징이다이 책의 줄거리를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백혈병에 걸린 언니 케이트에게 골수를 제공하기 위한 치료의 목적으로 태어난 동생 안나의 자아정체성 찾기 프로젝트라고 말하고 싶다. 13청소년기의 안나는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수많은 갈등을 이겨내며 성장해 나간다.

어떠한 책이라도 그 책에는 그 책을 쓴 작가의 평소 생각이나 경험이 담겨있다이 책의 작가인 조디 피콜트 역시 삼 년 사이 수술을 열 번이나 받은 한 아이의 엄마였다이 책에는 케이트와 안나에 대한 사라와 브라이언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어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가 여기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My Sister’s Keeper, 2009)>로도 재해석되었다고 하니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 사람들은 영화로도 한번 감상해보길 바란다참고로 영화와 소설의 결말은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은 가족 간의 사랑을 다룰 뿐만 아니라 안나의 성장기 또한 다루고 있다고 생각되기에 성장소설로도 손색없다또한생명윤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자신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할 시기의 청소년들이나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박서영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408442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406222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827290
스트레스에 관한 간단한 고찰 file 2017.04.29 이영혁 17142
과학적이고 아름답다!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 file 2018.01.30 곽승용 17143
청소년 댄스 밴드 경연대회 PUNK&DREAM! 1 2017.06.14 조성민 17158
훌쩍 다가온 가을, 제철음식은? file 2016.09.25 최서영 17160
'2020 법무부 웹툰공모전' file 2020.05.11 이채원 17164
전주의 숨은 명소, 자만,옥류 벽화마을 11 file 2017.02.11 방상희 17166
2018 인천구치소 참관의 날 2018.02.02 정성욱 17169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 왜곡된 사실. 2017.04.17 박환희 17174
우리나라의 유일한 하앙식 구조 건축물은? 1 file 2017.10.09 김다정 17175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그리고 싱어롱 문화 1 2018.11.28 김수민 17182
베이킹소다와 식초의 사용, 이대로 괜찮을까? 2017.10.16 오정윤 17184
Happiness~ 돌아온 걸크러쉬 1 file 2016.03.24 박진우 17190
평내동청소년자치위원,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분들에게 사랑을 나눠요. 6 file 2017.01.24 황보민 17199
문화로 인한 갈등 그리고 공존 file 2019.09.30 이승환 17205
청소년을 위한 텐, 그리고 텐 경제학 file 2018.07.25 박민정 17209
청소년들이 모르는 ‘청소년증' file 2016.08.24 정현호 17233
C++과 게임개발의 밀접한 관계 C++ Korea와 함께하는 제3회 마이크로소프트 멜팅팟 세미나 4 file 2017.02.26 하민준 17246
무한한 가능성, 빅데이터 1 file 2016.10.23 정현호 17255
생각이 떠다니는 곳, 카페 ‘생각구름’ 대표 최정진 시인을 만나다 file 2016.06.24 유성훈 17260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 신호등 공원! 2 2017.08.27 신주원 17260
눈과 발을 이끄는 정월대보름행사 열리다! 3 file 2017.02.12 강진경 17261
익선동 한옥마을로 지키는 우리 유산 file 2018.09.14 구유정 17263
스마트폰 등장 13년, 소비자들에게 국경은 없다, 스마트폰의 미래 2020.05.19 정미강 17263
삼성전자의 새로운 멤버들 태어나다! file 2018.08.13 김찬빈 17269
일하는 청년통장, 한 달에 10만 원을 모아 3년 안에 1000만 원으로! 1 file 2017.11.28 오경서 17271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열리다 1 file 2018.05.28 조햇살 17288
문이과 통합형 인재? PSL에서 경험하라! 7 file 2016.02.25 이은경 17295
나와 가장 생각이 맞는 대통령 후보는 누구일까? '누드 대통령' 서비스를 통해 알아보자 2017.04.25 홍종현 17305
오로라를 품은 땅 스웨덴 키루나, 그 이면의 문제점 1 file 2021.03.29 문신용 17316
알찬방학세트! 강화역사박물관&강화자연사박물관 1 2019.02.08 심화영 17317
롯데리아의 새 모델, 대세 아이돌 그룹 워너원 발탁 3 file 2017.11.30 김다정 17319
힐링 여행이 필요하다면, 이웃나라 일본 오카야마. 2 file 2016.09.24 이지수 17330
'힐링(healing)'이라는 따뜻한 단어 속의 차가운 진실 마주보기 9 file 2016.02.21 최원영 17356
[2019 세계 뇌주간] 창의성의 비밀, 뇌과학은 알고 있다 2019.03.27 김규린 17359
송도, 유튜버들의 집합소가 되다 file 2019.09.23 김민진 17366
쇼트트랙,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다 file 2018.09.11 정재근 17367
자율 감각 쾌락 반응, ASMR을 아십니까? 6 file 2017.01.23 이슬기 17369
청소년의 시각에서 본 Model United Nations(모의 유엔)에 모든 것 file 2019.05.30 최민영 17370
흐름 속에 알찬 지식 의왕 철도산업홍보관 1 file 2016.08.24 박도은 17385
차준환, 남자 피겨의 역사를 새로 쓰다 file 2018.11.01 정재근 17386
'내 가수를 위해서라면...' 더 다양해지는 팬 문화! 4 file 2017.04.25 김예진 17389
진짜를 구별하여라!(위조지폐 구별) 1 2017.10.12 김건우 17390
일본의 대국민 사과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 4 file 2017.09.07 류희경 17406
13년째 사랑받고 있는 벚꽃 축제 3 file 2018.04.12 강서빈 17407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에서 기업가 정신 캠프 개최 16 file 2016.02.24 황지혜 17411
화려한 막을 내린 도깨비 18 file 2017.01.25 옥승영 17425
'프로듀스101'이 불편한 두 가지 이유 10 file 2016.03.27 조수민 17434
2018 야마하 그랜드피아노페어 ‘피아니스트 강충모 마스터 클래스’를 다녀오다. 1 file 2018.03.05 정효진 174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