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간은 왠지 생각이 구름처럼 떠다니고 있을 것 같은 곳이다. 바로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 ‘생각구름’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는 시간제로 운영된다. 기본 1시간에 2000원, 1시간 추가될 때마다 1000원이 추가된다. 1일 사용권은 6000원을 받는다. 커피와 음료는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매달 주제를 선정하고, 이달의 작가와 도서를 소개하고 있으며, 작은 전시회와 시낭송회, 강연회 등도 열린다. 누구라도 방문하여 시를 읽고, 공부하며, 작업할 수 있다.
카페 ‘생각구름’ 곳곳에 꽂혀 있는 책들 사이에서 시인에게 물었다.
첫 번째 질문은, 중앙에서 활동하던 작가로서 지방에서 겪게 되었을 어려움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고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활동에 큰 지장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시를 만나고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다음으로는 시의 발상이나 제재를 무엇에서 얻어 오는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시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나 사물을 따로 찾아서, 그것에 대한 시를 쓴다고 하였다. 더하여 자신은 시집 ‘동경’에 수록된 로션의 테두리를 가장 아끼는데, 이유는 높은 구현도와 오랜 시간동안 고뇌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말이 오고가는 가운데, 시인 최정진의 시의 특징에 대해서도 물었다. 시인은 자신의 시는 서사가 주를 이루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최정진에게 시란? 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와 자신과는 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며, 인간으로서 필요한 요소. 즉, 어떻게 보면 전부라고 말했다.
또한 시로써 대변할 수 없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그 일부이기를 바란다고 말하였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유성훈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마지막으로 최정진 시인의 시 한편을 소개한다.
기울어진 아이1
세탁소가 딸린 방에 살았다 방에 들여놓은 다리미틀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잠들었다 내 몸의 주름은 구김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엄마는 다림질밖에 몰랐다 엄마의 품에 안겨 다려지다 어느날 삐끗 뒤틀렸는데 세탁소 안에서 나는 구부정하게 다니는 아이라고 불렸다
다린다는 말은 주름을 지우는 게 아니라 더 굵은 주름을 새로 긋는 문제였다 수선된 옷들이 마지막 누운 곳은 다리미틀 위였다 뜨거운 것과 닿으면 닳은 곳부터 반짝거렸다 오래 입은 옷일수록 심했다 엄마는 밤마다 어딜 가는지 브라더 미싱 앞에서 드르륵 어깨를 떨었지만 우는 게 아니었다 꿰맨다는 말은 상처를 없애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잘 가리느냐의 문제였다 엄마, 엄마 가슴에 난 구멍은 얼마나 크길래 날 실통에 걸어야 했나요 나를 돌돌 풀어 가슴에 안아야 했나요
-최정진, 「기울어진 아이1」 중에서, 『동경』, (창비, 2011).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3기 유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