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민곤 대학생기자]
같은 길을 걷는데도,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하루가 있다. 조금 천천히 걸었을 뿐인데 전에는 보지 못했던 꽃을 마주치기도 한다. 우리 주변의 피사체는 항상 같은 모습을 한 것처럼 보이나 그렇지 않다. 사물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온도, 습도, 빛을 만나 단 하나의 순간을 맞이한다. 사진은 그 특별한 '순간'을 붙잡아준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이다.
일상의 따스함, 특별함을 렌즈에 담아 작품으로 표현한 작가가 있다. 이경준 작가는 빼곡한 빌딩, 교차로와 신호등과 같은 평범한 피사체가 계절, 빛과 같이 우연한 요소와 만나 특별해진 순간을 포착했다.
기자는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도시를 하나의 유기체이자 패턴으로 기록하는 사진작가 이경준의 첫 번째 개인전 이경준 사진전에 다녀왔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민곤 대학생기자, 'Central Park' 존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
첫 번째 챕터 ‘PAUSED MOMENTS’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머금고 탄생한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조명한다. 센트럴파크 뉴욕을 배경으로, 찬란한 빛의 시간 아래 나타난 아름다움을 담았다. 작가는 해가 뜨거나 질 무렵의 하늘이 가져오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았다. 황금빛 순간을 따라가다 보면, 어둡지만 희미하게 따듯한 빛이 새어 나오는 도시의 밤을 발견할 수 있다. ‘Way back home’ 존에서는 이경준 작가의 짧은 다큐멘터리도 시청이 가능하다.
두 번째 챕터 ‘MIND REWIND’에서는 건축물이 이루는 기하학적 패턴, 그리고 그 안에 작은 점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Patterns & Dots' 존은 사람들과 건물들의 연결과 관계에 집중했다. 복잡한 건물 사이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했다. 특히 작가는 수많은 인파와 소음으로부터 조금은 떨어져 있을 수 있는 공간인 루프탑에 주목했다.
세 번째 챕터 ‘REST STOP'은 숨 가쁘게 흘러가는 도시 속, 자신만의 순간을 갖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기록했다. 'Central Park' 존은 도시의 여백을 채우는 짙은 녹색의 공원을 배경으로 구성했다. 공원의 모습이 촬영된 영상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어우러져 평화로운 숲 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민곤 대학생기자]
이어지는 'Winter Wonderland' 존에서는 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낸 로맨틱한 겨울이 표현됐다. 도시에 하얀 눈이 쌓이고 나타난 고요하고 평화로움, 포근하고 따뜻한 겨울 풍경을 작품에 담았다. 이경준 작가는 눈이 내리면 어떤 날이든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향한다. 눈이 소복이 쌓이면 로맨스가 가득한 순간을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챕터 ‘PLAYBACK’에서는 고민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을 조명했다. 카메라의 하이 앵글 속에선 우리 모두가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한 것처럼 고민 역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 그 무게가 가벼워지지 않을까. 관람객들은 고민을 직접 종이에 적고 파쇄해 볼 수 있다.
순간의 아름다움과 함께 따분한 일상을 환기하고 싶다면 이경준 사진전을 관람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경준 사진전: 원스텝 어웨이' 전시는 오는 3월 31일까지 서울 중구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개최되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7기 대학생기자 김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