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진영 대학생기자]
지난 10월 5일 서울 잠실역 부근에 위치한 롯데콘서트홀에서 크누아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제 78회 정기연주회가 개최됐다. 크누아심포니오케스트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단체이며, 1993년 설립한 음악원을 대표하는 위치에서 다양한 순회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예술의 전당, 롯데콘서트홀, 이강숙홀 등 대규모 공연장에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 이력이 있으며, 폴란드 등의 해외 연주회에서 초청되어 대한민국 대학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연주의 지휘를 맡은 정치용 명예교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소프라노 서선영,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이들과 협연을 펼쳤다. 프로그램은 단 두 곡이었지만, 둘 다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 작품이며 2부를 장식한 말러의 교향곡은 그 길이가 길기로 유명했기에 연주회의 총 연주 시간은 약 2시간 남짓 되었다.
크누아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소위 ‘군기’와 ‘각’이 잡혀있는 정석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띠고 있었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학교 정기연주회를 대하는 자세는 존경을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할 정도였다. 연주자들은 하나 하나 모든 무대복과 의상, 신발을 잘 맞춰 입고 절도있는 걸음걸이로 스테이지에 올랐다.
이번 연주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기품과 태도는 큰 영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그들이 단지 객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부생으로서, 학교 성적에 반영되는 오케스트라 과목 연주를 잘 실시하여 좋은 성적을 받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정말 전문 연주회와 다를 바 없는 프로페셔널한 개개인의 연주자로서 작품을 대하고, 지휘자의 카리스마있는 통솔하에서 열정적으로 그의 리드를 따르는 것은 실제보다 더욱 그들의 연주가 경이롭게 들리도록 만들었다.
공연의 1부를 시작하는 작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작곡가 김신의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성운”>이었다. 이 곡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게 위촉된 초연작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김신 작곡가의 기존 작품 경향은 “성운”과 마찬가지로 대편성 관현악곡에서 명성을 떨쳐왔다. 다양한 작곡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창작, 연주를 넘나드는 활동 경력을 쌓아나가온 김신 작곡가의 역량이 잘 드러나는 곡이었다.
김신 작곡가가 가진 특유의 설득력과 전달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악보를 듣지 않아도, 마치 악보를 손에 들고 보면서 감상하는 것 같은 효과를 일으키는 그의 음악은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붓질을 연상케 했다.
2부에서 연주된 곡은 이번 연주회의 메인 타이틀 작품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2번 다단조, '부활'이었다. 이 작품은 1894년 완성되어,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히 많은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할 수 있는 곡으로, 온전한 순수기악곡이 아니기에,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5악장의 향연을 기대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음악사 책에서 설명하는 그의 2번 교향곡에는 다양한 동기들이 등장, 결합, 점철되면서 발전되는 양상이 드러나는데, 이러한 모든 것을 뛰어넘어 정말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이 느낄 수 있었던 ‘뉘앙스’와 웅장함이 있었다.
크누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크누아그랜드콰이어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5악장의 클라이맥스에서 예상보다 더 큰 압도가 다가왔다. 지휘자 정치용, 그리고 크누아 단원들의 조화는 때로는 시끄럽게, 때로는 군중 속의 고독처럼 느껴지다가도, 결국 하나로 합치되는 완전성에 다다르게 했다.
특히 정치용 지휘자는 일부러 금관의 소리를 저 멀리에서 점차 크게 들려오는 듯하게 강조해서, 조금씩 시공간적 모두의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리듯이 절정으로 다다르는 악기들의 결집을 구성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만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6기 대학생기자 김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