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들끓는 강력 범죄...‘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해야

[이미지 캡쳐=대법원 홈페이지,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최근 영국에서 아기 7명을 잇따라 살해한 신생아실 간호사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한국에서도 서현역 칼부림 사건, 신림동 강간 살인 사건 등 강력 범죄가 들끓고 있어 이에 마땅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형법상 법정 최고형은 사형으로 사회의 질서를 깨고 혼란을 빚은 흉악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키는 제도이다. 하지만 이는 1997년 이후 집행 되지 않아 현재 실질적으로 폐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16년 이후로 사형 선고 조차 내려지지 않아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보아도 마땅하다. 즉 우리나라의 실질적 최고형은 무기징역인 것이다.

대한민국 형법 제 72조와 73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시간과 행실 등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한 무기수들은 가석방될 수 있다. 이 말은 잔인무도한 범죄로 사회를 어지럽힌 괴물들이 형기가 20년만 차도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무기징역의 허점과 사형제도의 부재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처벌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범죄의 질과 양에 따라 형기를 계산하는 것으로 판사의 재량껏 판결할 수 있다. 이때 형기는 사람의 수명을 훌쩍 뛰어넘어 감형이 되더라도 목숨이 다할 때까지 감옥에서 지내야한다. 이는 ‘절대적 종신형’이라고도 불리우며 사형을 제외했을 때, 흉악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키는 또 하나의 처벌이기도 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가해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와 유족의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제도라고 보고 있다고밝힌 바 있다. 또한 "보통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가장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논거는 혹시라도 오판이 있을 때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인데 이 제도는 그렇지 않다"며 "그런 상황이 있으면 재심으로 바꿀 수도 있기에 기본권의 본질적 침해라는 논지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인권 침해 요지에 응답한 것이다.

한 장관은 "가석방 문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예방 및 교화 효과인데, 형벌의 목적 중에는 그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죗값을 치르는 응보"라는 것을 강조하며 요즘 발생하고 있는 범죄들이 영구 격리로도 모자랄 만큼 흉포하여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비록 엄벌주의가 능사는 아니지만, 그런 비판은 지금 중대한 범죄행위가 엄벌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감될 수 있으며, 현재 그러지 못한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대한민국 법체계로서 엄벌, 필벌하는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도입은 사형, 무기형, 일반 유기형에 더해져 죄질에 따라 법원에서 더욱 올곧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에도 아직 검토할 부분이 남아있다.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기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도입되면 아직 서류상으로는 존재하는 사형제와 겹쳐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과, 인권 침해 여부, 그리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가석방의 가치가 폄훼될 가능성도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흉포한 범죄라면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선고되고 있고, 형기가 무거울 경우에는 100년이 훨씬 넘어가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오기도 한다. 이와 같이 세계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사형제나 무기형의 완벽한 대체제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민심이 흉흉해진 요즘 시대에 점점 늘어나고 있는 사회 속 악마들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과연 지금의 형법적 한계를 뛰어넘은 최후의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 계속 이슈화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22기 오다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