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슴'이라는 뜻을 가진 소록도, 사면의 바다로 둘러싸인 이 섬은 낭만이 담긴 관광의 장소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았을 때는 고립의 장소로도 생각할 수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나병 환자 집성촌이었던 이곳에는 일본인과 엮여 큰 상처를 입었던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다. 설립 당시는 한센병 환자의 강제 격리·수용을 목적으로 하여 한센병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한이 담긴 감옥과 마찬가지였다.
나균에 의해 발병하는 나병, 이른바 한센병은 지금으로서는 전염 확률이 낮고 면역력이 아주 약한 사람에게 흔치 않게 발생하는 병이지만, 19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큰 공포의 대상이었다. 광복 이후 나병 환자들은 자발적으로, 또는 강제적으로 소록도에 보내져 섬에서 생활을 했으며 나병에 대한 과도한 공포와 잘못된 정보로 병이 나은 이후에도 섬 밖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원생들에게 무서운 것은 병뿐이 아니었다.
소록도 병원은 여러 번 원장이 바뀌었는데 원장에 따라 섬의 분위기가 달라지곤 했다. 그중 일제 강점기의 징용을 방불케 하는 때가 있었다. 바로 일본인 ‘수호’ 원장이 왔을 때였다. 소록도를 세계적인 요양소로 만들어 보겠다는 야망이 가득했던 그는 야망을 위해서 원생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력을 착취하여 노예처럼 일을 시켰다. 섬에서 도주하는 원생을 감시한다는 목적으로 순찰용 도로를 개통하고 야망의 끝으로 본인의 동상을 세워 매달 본인의 동상 앞에 참배하도록 하기까지 했다. 1942년 결국 환자에 의해 살해당했으나 원생들의 가슴에 맺힌 한은 없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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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같은 악행이 일어나지는 않는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는 감금실, 수호 원장 동상 터, 해부실 등 비극의 흔적이 남겨 있다. 한센병 박물관, 소록도 관광 또는 그들의 한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당신들의 천국’을 통해 그들의 아픔에 공감해보길 권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14기 홍세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