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김수현기자]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의 광주 비엔날레가 성황리에 마무리된 지 벌써 세 달이나 되었다. '2018 광주비엔날레'에 관심이 있었다면 혹은 팝아트에 흥미가 있었다면 일본 참여 작가 중 일본 팝아트의 대가인 나라 요시토모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굉장히 독특한 이력과 뚜렷한 가치관을 가진 작가인 아키라 츠보이도 나라 요시토모만큼 주목받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 비엔날레를 되새기며 작성해보았다.
전시에서 아키라 츠보이의 작품은 일본의 대중미디어가 극도로 통제하고 있는 '후쿠시마'에 대한 정보를 다루었다. 극도로 통제되고 있는 만큼 예민하고 비인간적이며 혐오스럽기까지 한 사실들은 주민들에 대한 차별, 심지어 후쿠시마 지역을 어쩔 수 없이 처리, 수습하려 투입된 노동자문제의 은폐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다음은 이를 베니어 합판에 그린 그림 앞에서의 그림과 의미에 관한 인터뷰이며 의역한 후 중심 내용을 축으로 재배치한 것이다.
#1 그림 속 원자력과 태아
Q: (원자력 에너지가 생성되고 있어야 할 곳에 태아의 이미지가 그려져 있었음)
원자력 에너지가 있어야 할 자리에 태아가 있고 주변에는 사람들이 있는 그림이 보입니다.
작품 주제의 스펙트럼이 넓으신데, 혹시 방사능으로 인한 기형아 문제도 함께 다루신 건가요?
A: 아니요. 아기는 원자력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Q: 원자력 에너지를 대변하는 역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A: 네. 불안정하고 위태로워 자칫하면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존재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성장해 언젠가 원자력 발전관이 비좁아져 터져버릴 날이 올 것이라는 비유입니다.
#2 머리 위 물음표
Q: 철저한 은폐 때문에 비참하고 슬픈 상황을 모르는 자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혹은 사태의 심각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은 어떤 의문을 가진 것인가요?
A: 그들은 알고 싶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알지 못한 상태로 의아함만을 느끼는 사람 들입니다. 반면 왼편의 물음표 없이 그려진 관리자는 죽어 나가는 사람들과 알아차리고 이사를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만 있죠. 이때 이사를 가는 사람들은 원자력 산업에 관련된, 진실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3 야쿠자와 소년
Q: 이 작품은 언뜻 보면 아동학대, 노동력 착취가 떠오르는데요. 그림의 야쿠자와 사람들, 특히 이 소년 역시 원자력과 관련이 있겠군요. 어떤 비극적인 스토리가 있는 건가요?
A: 네, 맞습니다. (실존 인물) 000이라는 소년은 돈을 벌어야 해서 원자력 발전소의 육체노동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미성년자의 출입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이었어요. 성인에게도 물론 해롭지만 성장기인 소년의 경우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전소를 관리하는 연관된 야쿠자는 소년에게 '이제 너는 누가 물어보면 성인이라고 해야 한다.' 등의 비도덕적인 말과 제안을 했어요. 이 사례로 알 수 있듯 야쿠자들은 최소한의 원리원칙과 어른으로서 소년을 보호해주긴커녕 죽음의 길로 들인 겁니다.
광주비엔날레 측에서 "아키라 츠보이는 '무주물'로 처리되고 있는 후쿠시마에 대한 일본 내의 법적 판결이 전형적인 예외 상황이라고 감지하고자 한다.(Akira believes that the rulings made in Japan about Fukushima, which is now considered "an ownerless thing", reveal the typical state of exception.)"라고 밝혔다.
원자력에 대한 견해와는 별개로 일본군의 역사적 만행과 희생된 여성들에 대한 작품도 있었다. 자국을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관찰할 때의 고통과 실망, 안타까움을 보통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힘든 일을 해낸,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를 낱낱이 파헤쳐 작품으로 승화, 비유, 전달해 우리에게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 작가 아키라 츠보이와 그의 작품은 비엔날레가 종료됐더라도 두고두고 존경과 박수갈채를 받아 마땅하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9기 김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