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의 기쁨에 물들었던 아름다움들이 바닷속으로 차갑게 식어갔던 그 날. 사건이 터지고 나서부터 유가족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보내야 했고 가족 잃은 슬픔뿐 아니라 겪지 않아도 되었을 참혹한 고통까지 감내해야만 했다. 그 또렷했던 기억들이 흐릿해질 만큼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흩어져 가는 기억을 붙잡고 일상에서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세월호 4주기, 안산 경안고등학교에서 세월호 캠페인을 진행한 송지원 학생을 만났다. 올해 경안 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이자 9반 반장인 송지원 학생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포스트잇을 전시하는 캠페인을 주관하였다.
[이미지 제공=안산 경안고등학교 송지원 학생,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송지원 학생은 처음엔 그저 반 친구들을 대상으로만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다른 반 친구들의 호응으로 인해 별관 계단에 큰 종이를 붙여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더 많은 학생들이 볼 수 있는 본관에도 전시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4월이 오고, 4주기 날짜가 다가올 때만 반짝하는 관심과 추모가 아닌 일상 속에서 늘 기억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늘 우리가 볼 수 있는 계단에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하는 모습에서 따듯한 진심이 묻어 나왔다. 송지원 학생은 또한 이 캠페인을 통해 분위기 때문에 추모를 하고, 깊은 생각 없이 세월호 사건을 말했던 학생들이 비난보다는 그들의 상처에 대해 이해하고 하루 반짝이 아닌 마음 한편에 늘 기억하고 일상에서 추모하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8년 5월 10일. 차가운 바닷속에서 홀로 버티던 세월호가 온전히 세워졌다. 선체 바닥과 왼쪽 측면에 설치한 L자형 철제 빔 66개와 1만 톤급 해상크레인인 현대 만호를 와이어로 연결하여 94.5도로 돌려 직립시키는 작업을 거친 끝에 영원히 바다에서 잠들어 있을 것만 같았던 세월호가 본래 모습을 드러냈다. 진실 규명의 희망이 바로 선 세월호와 함께 세워지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이 뭉클한 순간을 현장에서 함께 지켜보았다.
송지원 학생은 표면적으로만 드러나는 세월호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슬픔, 비리, 사연들이 모두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송지원 학생의 바람대로 이번 세월호 직립이 유가족들에게, 다섯 분의 미수습자들에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는 첫 시작이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7기 서재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