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이형섭 기자]
지난 4월 14일 토요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추모하며 교사와 청소년이 함께 도보 행진에 나섰다. 이날 도보 행진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이하 제정연대)의 공동 주최로 여의도 국민은행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이뤄졌다.
4월 14일 오후 11시 30분,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는 청소년들과 교사들, 일반 시민, 학부모들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노란 우비를 나눠 입고,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걸었다. 이후 사전 집회가 시작됐다.
사전 집회는 전교조 학생인권국장이자 영등포여자고등학교 교사인 조영선 선생님의 사회로 진행됐다. 조영선 선생님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진상 규명을 요구해야 하는 유가족들이 가장 많은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그 당시에 같이 탄압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열심히 한 일은 탄압을 받기 위해 노력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영선 선생님은 “그런데 4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대통령의 7시간의 무능함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었는데 너희 왜 그러냐’라는 논평을 공식적으로 내는 당이 있다. 그리고 그 당은 청소년들의 참정권을 막는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긴 시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현실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런 현실을 이끈 당을 비판했다.
조영선 선생님의 발언 후, 고3 청소년인 박상헌 학생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박상헌 학생은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청소년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청소년들이 함께한다면 분명히 안전사회,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더 빨리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헌 학생에 이어 자유발언을 한 난곡중학교 조남규 선생님은 “국가공무원법상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그 조항의 상위법이 헌법이다. 헌법에서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가 아니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되어있다.”라며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고 교사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또 “4년 전 그때 세월호에서 탈출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그 말은 지금도 여전히 공무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말로 나오고 있고,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너희는 공부나 하지 뭘 하려고 하냐,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계속 가만히 있어서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박성호 군의 누나인 박보나 씨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박보나 씨는 “거리로 나온 수많은 청소년을 세월호 세대라고 명명했지만, 역시 세월호 세대는 다르다고 했지만, 그들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라며 “세월호 세대는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고 나중에, 지금은 가만히 학생답게 그 틀을 벗어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세월호 이전에도 이후에도 청소년들의 외침이, 그들이 들었던 촛불의 불씨가 번져나가 거대한 촛불이 되었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 것처럼,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청소년들의 외침이 없었다면 침몰해 가는 이 사회를 구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유발언이 끝난 뒤에는 본격적인 행진이 시작됐다. 국회 앞 100m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거 집회가 금지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국회 앞까지 개별로 이동해 준비된 노란 리본을 묶고 서강대교 남단으로 향했다. 참가자들은 서강대학교, 신촌, 이화여자대학교, 아현, 서대문, 경희궁 등 약 8km에 이르는 거리를 행진했다. 행진은 선두 차량이 앞서 그 뒤를 피켓을 든 청소년과 교사들이 뒤따랐고, 그 외에 청소년들과 교사들, 일반 시민들, 학부모들이 그 뒤를 따랐다. 인근 경찰서의 교통정리와 참가자들의 협조로 행진은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이뤄졌다.
도보 행진은 제정연대의 공동대표인 이은선 씨의 사회로 이뤄졌다. 이은선 씨는 이날 행진에 대해 “올해는 세월호 4주기입니다. 이번 도보 행진 사전 집회에서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시몹과 1부 : 세월호와 청소년 이야기 진행, 2부 :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와 청소년 참정권 시민 호소 등을 하였습니다. 이번 도보 행진 준비를 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세월호 이후 근본적인 문제였던 청소년의 삶, 사회적 위치는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4년 전 별이 된 304분의 희생자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정권이 바뀐 후 세월호 참사가 많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침몰 원인과 구조 대응 과정의 문제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했던 위원이 2기 특조위에 들어가는 등 진실을 가리고 있었던 적폐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는데도 참사의 원인을 가리고 권력을 비호하던 세력들이 다시 지방선거에서 득세하는 것을 보고 ‘어른들은 늘 우리에게 미안하다면서 무슨 일을 하고 있나’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무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청소년들이 참정권을 갖고 더 목소리를 높일 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아직도 변하지 않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청소년이 참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선 씨, 그리고 도보 행진의 참가자들은 모두 “가만히 있지 않을 권리-청소년 참정권, 안전한 사회를 함께 만드는 시작-청소년 참정권,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하라. 청소년 참정권으로 진상 규명 앞당기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또 “4년 전 잊지 않겠다는 그 약속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이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