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체육대회

by 3기최희수기자 posted May 23, 2015 Views 29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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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최희수기자 gracevixx@naver.com)


, , 고등학교 할 것 없이 학교마다 매년 한 번씩은 체육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공부에 전념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도 비교적 시험에 영향을 덜 받는 5월에 주로 체육대회를 연다. 이렇게 없는 시간을 마련하여 체육대회를 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체육대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는 것 인데 그렇다면 체육대회의 실시 목적은 무엇일까? 반 아이들의 결속력을 다지고 공부로 인한 피로를 풀어줄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종목의 체육활동을 넣어 학생들의 부족한 체력을 증진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체육대회는 양날의 칼과 같다. 체육대회를 하면서 즐겁고 신나, 피로가 풀릴 수 있지만 요즘에는 재미만이 아니라 상금이나 승부욕에 마음이 앞서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한 여고에서 놋다리밟기라는 종목을 연습하다 두 학생의 다리가 부러져 응급차가 오기도 했다. 그 이후로 올해부터 그 종목을 폐지 시켰지만 그런데도 다른 종목에서도 부상을 입는 일이 많아져 각반에 한두 명의 학생들이 다리 부상을 입게 되었다. 정작 제대로 뛰고 놀아야 할 체육대회에서 부상으로 인해 가만히 앉아 구경밖에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많은 학생이 부상을 당하게 되면 학교에 보건 선생님들은 매 쉬는 시간마다 쉴 틈 없이 여러 명의 아이를 치료해 주어야 하고 한 선생님이 여러 명의 학생을 치료하다 보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평소보다 부실한 치료를 받게 된다. 이 같은 경우 뿐 만 아니라 대부분 체육대회는 다른 학년의 같은 반끼리 짝을 묶어 체육대회 점수를 합산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1학년 1, 2학년 1, 3학년 1반이 한 팀) 이럴 경우에 위에 선배들이 잘하라고 압력을 주면 후배들은 지치고 힘들어도 쉬지 않고 연습에만 몰두하게 된다. 그래서 체육대회 주간이 되면 학교에 가도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고된 연습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졸게 된다. 또 체육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수업시간을 무리하게 빼서라도 연습을 하고 서로 체육관을 사용하기 위해 싸우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 각 학교의 학생자치회 임원들은 각반의 체육관 사용을 공평하게 조정해주고 갈등이 생기지 않게 최대한의 노력을 하게 된다. 체육대회에 관한 일을 학생회에서 총괄적으로 진행 하게 되어 몇 안 되는 학생회 임원들이나 각반의 실장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게 되고 오히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체력소모가 더욱 심화되게 된다. 다들 이토록 예민한 상태에서 반 아이들끼리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싸움이 붙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큰 싸움으로 이어지게 된다. 요즘 학생들 개개인의 입장이 확고해져 연습시간도 부족한 마당에 싸움이 해결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모르시는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들은 빠른 진행을 요구하시고 학생들은 준비하기에 급급해져 학업보다는 체육연습을 위해 등교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또한 체육대회는 오로지 몸을 쓰는 위주로 준비되어 있으므로 운동신경이 부족해 잘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체육대회가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승하기 위해 잘하는 학생만을 계속해서 경기에 참가시켜 잘하는 학생들의 체육대회로 변질 될 우려가 있다. 체육대회의 목적은 결속력과 단합이 주목적 이였지만 언젠가 부터 학생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반티나 응원을 위해 체육대회에 쏟아 붓는 돈도 만만치 않아졌다. 체육대회 하루를 위한 이벤트성 반티를 사기 위해 한 학생당 약 2만 원 가량의 옷을 주문하기도 하고 그 외에도 점심값이나 응원 도구를 주문하게 되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요즘에는 학부모님께서 직접 학교에 연락해 반티가 비싸다고 항의 하시는 전화도 소수가 아니다. 굳이 체육대회를 할 때 반티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체육활동을 하는 것인데 왜 응원도구까지 맞추어야 하느냐고 따진다면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체가 되는 학생들이 더욱 재밌고 즐겁게 하고 싶어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강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주관하는 만큼 심판과 선수 모두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고 경기규칙마저 미숙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다치는 학생들이 늘고 어설픈 점이 많이 보일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무조건 체육대회를 학생들에게 떠맡길 것이 아니라, 체육대회 주간에 체육 선생님과 보건교사를 초빙하고, 각반에 선생님들께서 심판을 서주시는 노력 등 체육대회를 위한 학교의 큰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점점 폐지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체육대회, 현재까지도 아쉬운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더욱 신나고 재밌게 바꿀 수 있도록 공공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희수기자 gracevix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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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기정보민기자 2015.05.24 21:59
    즐거운 체육대회날 승부욕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 것같아 안타깝네요ㅠㅠ 모든 학생들의 노력이 이썽쓰면 좋겠어요! 기사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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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기최한솔기자 2015.05.25 22:28
    저희 학교에서도 이번 달에 체육대회를 했는데, 반 친구 중 한명이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를 하다가 손목을 다쳐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을 했었습니다. 아직도 깁스를 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네요. 열정은 물론 좋지만 스스로의 몸도 잘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체육대회는 학습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한 것인 만큼 보다 즐기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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