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제, 이것이 진정 우리가 원했던 모습일까
지난 8월 25일, 경기 의정부여중을 시작으로 9시 등교 제도가 전면 실시되었다. 9시 등교 실시의 가장 큰 목적은 청소년들의 수면시간 보장이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이 좀 더 오랜 시간 잘 수 있도록 하여 활기찬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아침을 거르고 오는 학생들에게 아침밥 먹을 시간을 제공 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시행하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 내지는 부작용들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9시 등교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학교도 많이 있을 뿐더러, 심지어는 9시 등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통보해 놓고 학생들을 7시 30분에 등교시키는 학교도 있다.
현재 9시 등교를 시행 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보다 한 시간 가량 늦어지는 수업으로 그에 따라 학교가 늦게 끝나게 되어 수면시간에 실질적인 변동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의 등교 시간이 모두 9시로 같아져서 대중교통 등의 이용에 문제가 생긴다. 불편함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서도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출근시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경우가 상당했는데, 늦어진 등교시간으로 인해 시간 조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시 등교가 시행되고 있는 평택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백 양은 "9시 등교를 하면 더 늦은 시간에 자기 때문에 피곤한 건 매한가지다" 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9시로 등교시간을 늦춰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거셌고, 취임 이후에도 계속해서 학생들이 9시 등교를 원해 시작된 정책" 이라고 말을 했지만 지금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가 정말 청소년들이 원했던 제도였을까 싶다.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9시 등교 제도를 위해서는 청소년과 학부모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초, 중, 고등학교의 등교시간을 조금씩 조정하여 교통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정말로 원하던 9시 등교를 지향할 때 비로소 이 제도는 온전히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청소년 인턴 기자 김나영(kny92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