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새로운 나를 위한 힐 다잉체험기]

by 5기이승호기자 posted Sep 26, 2017 Views 2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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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못 살겠네! 진짜!’ 스트레스! 요즘 들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단어일 것이다. 학생들은 학업, 청년층은 취업, 중-장년층은 회사일, 노년층은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이가 몇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돈이 있든 없든 다 각자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생활과 기술의 수준이 향상되고, 욕구도 더욱 늘어나고 다양해짐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가 된 탓일 것이다. 이러한 사회현상 때문에 자살률 또한 연령대별로 끝을 모르는 듯,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이제는 다들 이 통계는 익히 알 것이다. 우리가 여태 동안 배워오고 들어왔듯이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며, ‘청소년 자살률 1위’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구는 이제 ‘김치, 불고기’를 능가하는 우리나라의 또 다른 수식어가 되었다.

요즘 들어 죽음, 자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행복하게 죽는 법’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행복하게 죽는 법’을 구체화해 표현 하자면, ‘웰다잉(well-dying)’라고 칭한다. 웰 다잉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간단히 쉽게, 말하자면 말 그대로, 웰(well-잘), 다잉(dying-죽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길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을 뜻깊게 보낼 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세부적으로 미리 유서를 작성하거나, 묘비명을 지어보고 관에 직접 들어가 보는 등 행복한 죽음을 위한 준비를 한다. 한국 죽음 협회가 주장하는 ‘죽음은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하는 것.’의 의견을 따른다.


‘웰다잉’과 비슷한 개념의 ‘힐 다잉’이라는 단어가 있다. ‘힐 다잉’은 실제로 죽는 것처럼 유서를 작성하거나, 묘비명을 지어보고 관에 직접 들어가 보는 등의 ‘웰다잉’을 미리 체험해 보는 것이다. 지난날의 일들을 반성하고 성찰함으로써 허물을 버리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자 실시하는 체험이다.


따라서 본 기자는 요즘 들어 화두가 되고 있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더욱 필요해진 ‘힐 다잉’체험을 직접 해 보았다.


#1교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무엇이 그들을 죽였는가? 무엇이 우리를 고민하게 하는가? (인문학 강의)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10년 연속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살아갑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기적이라는 것도 모릅니다. ‘

정용문 센터장의 이 세 마디와 함께 임종체험 전 인문학 강의가 시작되었다. 정용문 센터 장은 앞선 세 마디와 함께 ‘우리나라는 자살이 많은 국가이다. 자살의 모든 근원은 불만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하며 체험 참가자들에게 ‘여러분들에게는 살아가면서 어떤 스트레스가, 불만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서울에서 카페 운영을 하는 김 모 씨(30)는 ‘아무래도 요즘 경제가 조금 위축되다보니 생각했던 만큼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사실, 세상 사는 게 그리 쉽지는 않더라. 딱히 어떤 이유 한 가지 때문에 생각해 본 것이 아니라, 여러 이유가 종합적으로 닥쳐와서 많이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중학생 윤 모 군(16)은 ‘사실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요즘 학생들의 학습량은 훨씬 더 많다. 과도한 학업으로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자유롭게 꿈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 학생들이 학업이라는 것에만 묶여 있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에 정용문 센터 장은 ‘학생의 의견에 동의하고 어느 정도 공감하고 싶다. 이해한다.’라며 위로했다. 이어서 ‘이처럼 우리, 각각에게는 각각의 스트레스, 불만이 있다. 앞의 상황처럼 어른에게는 어른의 문제가 학생에게는 학생의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불만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며 ‘우리 이전의 불만, 스트레스를 다 해소하고, 잊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나 더 나은 나로 살아봅시다.’라고 말하며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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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이승호기자]

#2교시, 마지막으로 그대들에게 바치는 뜨거운 눈물 한 방울. (유서 쓰기 활동)

관속에 들어가 이번 생을 마무리하기 전 마지막 시간이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못했던 말, 꼭 하고 싶었던 말, 미안했던 마음, 고마웠던 마음 등을 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불이 다 꺼진 채 촛불하나 켜두고 곧 들어갈 관 옆에서 상복을 잎은 채 마지막 한마디를 쓴다. ‘흑흑흑, 미안해 수연아 엄마가 해주고 싶은 게 더 많았는데……. 그동안 잘 커 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해.’ 진심을 담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유서를 쓰는 어머니들도 있고, ‘아버지, 어머니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막상 이렇게 가려고 하니, 지난날의 추억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죄송해요. 사랑해요.’, ‘엄마, 내가 곧 떠나. 이렇게 떠나려니까, 그동안의 것들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지네.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후회되기도 하고, 내가 더 엄마한테 잘 했어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부모님께 한마디 올리는 ‘딸, 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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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이승호기자]

#3, 끝과 시작!

이제 드디어 떠날 시간이다. 모두 커다랗고 거친 상복의 매듭을 다시 한 번 꽉 묵는다. 완벽한 생을 살지 못했다는 아쉬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앞으로 맞게 될 죽음에 대한 공포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고, 다음 생에 대한 궁금함과 기대로 싱글벙글 웃고 있는 철없는 학생들도 보인다. 이제 상복도 다 입었으니 촛불마저 끄고, 관을 열어 좁디좁은 관으로 들어간다. 관이 닫히고, 임종을 마무리하는 관 두들기는 망치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제, 공식적으로 이번 생을 마무리한다.

고해성사 문이 읽히고, 10분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나’로 생을 다시 맞이한다. 전생의 나를 잊고, 전혀 다른 ‘나’가 태어나는 극적인 순간이다. 모두 이제, 새로 태어난 것이다.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새 삶을 시작한다.


급격한 발전으로 옛정마저 잃어버린, 우리 사회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며,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욱더 이러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널리 알려져, 우리 사회가 기술적 발전만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도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이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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