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의 신비, 먹지만 말고 바라보자

by 4기백준채기자 posted Jul 15, 2017 Views 2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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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식량으로 즐겨 활용하는 '씨앗'들, 우리 인간에게 이로운 물질들을 다량 함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식물체 내에서는 생존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라도 빠지면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고, 영원히 발아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 씨앗의 운명인 것이다. 맛있게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조그마한 부분에서부터 과학적 탐구심을 길러 보는 것이 어떨까.


  씨앗은 스스로에게 최적의 조건을 찾아 발아한다. 발아에 적합한 조건이 오지 않는다면 인내한다. 버티고 참을 뿐이다. 오랜 시간 기다리고 기회가 오지 않으면 우리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몇 백 년이 지나더라도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발아하는 것이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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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백준채기자]


  위 사진의 콩을 예시로 들어보자. 콩은 떡잎에 모든 양분을 저장한다. 녹말과 단백질, 일부 지질의 형태로 양분을 저장하는데, 모순적으로 콩은 쉽게 그 양분을 꺼내다 쓸 수 없다. 인간에게 비유하자면 어머니가 도시락을 싸 주셨지만 젓가락을 챙겨주지 않으신 상황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씨앗은 호르몬의 도움을 받는다. 씨앗의 발아를 조절하는 식물체 내의 호르몬은 크게 지베렐린과 앱시스산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베렐린의 경우 씨앗의 호분층에 존재하는 단백질, 녹말 분해효소를 활성화시켜 씨앗의 발아와 조직의 생장을 촉진하며 반대로 앱시스산은 씨앗에 불리한 환경에서 이러한 작용을 막는다. 적절한 조건에서만 지베렐린이 나와서 씨앗을 발아하게 하고, 그랬을 때 우리는 귀엽고 푸른 떡잎을 볼 수 있게 된다.


  씨앗에 있는 모든 물질이 발아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몇몇 물질은 씨앗의 전파에, 몇몇 물질은 외부의 적을 물리치는데, 그리고 몇몇 물질은 자신을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고추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캡사이신을 예로 들어 보자. 캡사이신은 알칼로이드로써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 화합물이다. 매운맛을 띠기로 알려진 대표적인 화합물이기도 하다. 이런 고추의 캡사이신은 고추에 기생하는 균류의 생존을 방해함으로써 일종의 살균 효과를 갖는다. 그렇다면 무조건 캡사이신 함량이 높은 것이 좋지 않은가?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질소는 식물이 살아가기 위하여 필수적인 원소인 만큼 캡사이신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손해를 볼 필요가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필요한 만큼만 만드는 게 핵심이다. 고추의 매운 정도를 비교하여 보면 비가 많이 오고 풍요로운 땅에서는 더 매운 고추가 자라며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고추는 별로 맵지 않다. 건조한 땅에서는 균류가 잘 자라지 못해 균류를 이겨낼 필요성이 낮으므로 에너지적 이득에서 맵지 않은 고추가 자연선택된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카페인의 경우 씨앗의 발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카페인은 커피콩 안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커피 자체도 카페인에 의하여 발아가 억제되는데, 커피는 물이 엄청나게 많이 공급될 시기를 발아기로 설정하여 그 문제점을 해결한다. 크기를 부림으로써 커피콩을 자신의 싹으로부터 최대한 밀어내는 방법인데, 이렇게 멀어진 커피콩의 카페인은 주위 씨앗의 발아를 억제함으로써 커피 싹의 원활한 생장을 돕는다.


  일부 학설에 따르면 커피 열매나 오렌지 열매 등에 있는 카페인은 자체의 중독성을 통하여 여러 조류, 포유류로 하여금 자신의 열매에 중독되게 하여 해당 생물을 자신의 번식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씨앗에 포함된 몇몇 성분은 극독을 띠기도 한다. 알멘드로 열매에 다량 함유된 쿠마린의 경우 자신을 먹고 씨앗을 옮기는 포유류에서 치명적의 간의 손상을 일으킨다. 아주까리씨의 경우 동물을 통한 씨앗의 전파 방법을 택하지는 않았지만 450마이크로그램으로 90kg의 돼지, 80kg의 인간을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즉사시킬 수 있는 극독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과거 아주까리 씨 추출물을 이용한 암살도 일어난 적이 있다. 사과 등의 씨앗에도 청산가리가 소량 함유되어 다량 섭취 시 위험할 수 있다.


  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식탁 위의 음식들만 보아도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이 과학이다. 씨앗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많은 신비를 가지고 있다. 조그마한 것들이 참 알차게 채워져 있다. 과연 어떻게 씨앗들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특성들이 어떻게 식물의, 씨앗의 생존을 도왔는지, 독자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갖고 탐구해보기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백준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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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이하영기자 2017.07.18 16:00
    이 기사를 읽고 우리는 생각보다 씨앗을 즐겨 활용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씨앗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유익한 기사였습니다. 좋은기사 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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