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란 슬픈 천명을 가진 그의 인생을 창작 가무극으로, '윤동주, 달을 쏘다'

by 4기김나경기자 posted Apr 16, 2017 Views 13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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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 기념 창작 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가 막을 내렸다. 2012년 초연에 이어 어느덧 4연으로 무대에 올랐던 '윤동주, 달을 쏘다'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순한 뮤지컬이나 연극이 아닌 한국인의 정서를 환기시켜주는 창작 가무극이다.  배우들의 뛰어난 성량과 우렁찬 목소리에 듣는 귀만 즐거웠을 뿐이 아니라 서울 예술단 단원들의섬세하고 고운 동작 하나하나에 눈도 즐거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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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나경기자]


4월 1일의 윤동주 캐스팅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온주완 배우였다. 5년간 윤동주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 박영수 뮤지컬 배우보다는 아쉽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공연이 끝나고 나자 눈물과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 극의 절정에 치닫는 부분은 윤동주 시인이 생체실험을 당하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절규하는 독백 부분이다. 온주완 배우는 그 순간을 마치 자신이 윤동주 시인인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기하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나서도 그는 자신의 몸이 부서져라 연기했다고 한다.

 

작년에 상영했던 영화 '동주'와 줄거리가 비슷하진 않을까 하였던 경솔한 생각도 공연을 보고 나서는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여학생과의 애틋한 로맨스도, 일본에서의 한국인으로서의 겪은 수모도, 윤동주 시인의 청춘의 날 한 부분을 찬란하게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시를 진심으로 사모하고 적극적으로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 싸웠던 강처중, 송몽규, 윤동주 세 친구의 우정과 의지는 관객들의 마음에 감동의 파도가 일렁이게 하였다.


내가 가장 좋았던 뮤지컬 넘버는 '시를 쓴다는 것'이라는 노래다. 세 친구가 "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뇌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이다. 넓은 극장을 울린 뮤지컬 배우들의 고운 목소리는 2층에서 관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감정 전달을 해주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윤동주와 송몽규가 생체 실험을 통한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괴로워하며 나눈 대화이다. "몽규야, 오늘은 언제고, 내일은 언제지?" "고통스러운 건 오늘이고, 편안한 건 내일 아닐까?" "내일도 고통스러운 태양이 뜨면 어쩌지?" 그 둘이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가슴 아픈 대화였다. 보는 사람마저 그들의 고통이 느껴지게 만들어,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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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나경기자]

커튼이 내려가기 전 마지막까지도 그들은 끝까지 윤동주 시인을 연기하고, 노래했으며, 진심을 다해 공연에 임해주었다. 윤동주 시인을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연기해 주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앞으로도 몇 년이나 공연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창작 가무극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생으로서 윤동주 시인을 배울 때, 우리는 그를 누구보다 소극적인 저항시인이라고 배운다. 그는 소극적이었지만, 마음만은 항상 조국을 생각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에 오늘도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그를 마음 한구석에 담고 살아간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김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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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서상겸기자 2017.04.24 02:03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윤동주 시인을 사회에서 바라보니 더욱 좋은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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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기정상아기자 2017.04.25 00:26
    평소에 윤동주 시인을 좋아했는데 윤동주 시인을 기념하는 가무극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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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이승연기자 2017.07.07 00:28
    동주라는 영화를 봤을때도 좋았는데 뮤지컬로 보면 더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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