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풍자의 정석, 동물농장을 읽다.

by 4기박소이기자 posted Apr 14, 2017 Views 2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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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비판의 기능을 해야할 "신문" 위에 놓인 사회 풍자 소설 "동물농장"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소이 기자]



 매너 농장의 주인 존스는 농장의 동물을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 최소한의 먹이로 연명시키며 부려먹는다. 당시 여느 농장들과 별다를 게 없었지만, 어느 날 메이저 영감(책의 후반부를 읽으면, 그가 마르크스를 상징함을 알 수 있다.)이라는 돼지의 연설을 시작으로 동물들의 반란이 일어난다. 그들은 농장주 존스를 내쫓고 자신들끼리의 삶을 영위해 나간다. 동물 7계명을 정해 모든 동물이 그를 따르도록 하며,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는 좌우명도 정한다.


 그러나 존스의 아래에서보다 풍요롭고 행복했던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대신 나폴레옹과 스노볼이라는 돼지들 사이의 갈등이 발생, 스노볼이 쫓겨나는 참사가 벌어진다. 스노볼이 나폴레옹에 의해 쫓겨난 날부터 동물 농장 내의 독재 정치가 시작된다. 여기서 스탈린의 상징인 나폴레옹과 그에 의해 살해당한 트로츠키를 나타내는 스노볼의 갈등과 그 결말이 드러나며, 작가는 본격적으로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을 풍자, 비판한다.나폴레옹이 몰래 키워온 아홉 마리의 개들은 동물들(민중들/국민들)을 억압하는 비밀경찰을 나타내고 양들은 멍청하지만 목청이 좋아 선전대의 역할을 한다. 또한 나폴레옹의 측근이자 성실하고 우직한 일꾼 말은 당시 피지배 계층인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상징한다.

 그렇게 나폴레옹의 독재 정치 아래서 고생스러운 날들을 버텨내던 동물들의 세대는 점차 교체되고, 독재 이전의 생활을 기억하는 동물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또한 돼지들은 점점 더 기고만장 해져 두 다리로 걷는 연습을 하고, 인간의 복색을 하며 인간과 적극적 교류를 해 나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꽤 여러 번 독서를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날카롭게 들어오는 비판의 문구나 씁쓸하게 체감하는 현실의 무게가 실린 문장들이 자연히 책장을 넘기던 손을 붙잡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의 눈길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분주하게 왔다 갔다 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어떤 것인지, 사람이 돼지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라는 문단의 경우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며 직접적으로 돼지와 인간을 동일시 한 표현이다. 방금 화합의 건배를 하고서도 별것 아닌 일로 금세 싸우며 아우성치는 모습과 탐욕스러운 돼지의 모습들 모두 인간을 묘사한 듯해 씁쓸하면서도 뇌리에 남게 만드는 부분이다.


한편, 상당히 많은 이들이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하는 문장인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라는, 사회주의의 부정적 변질을 드러내는 문장 또한 현실을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평등사회가 실현되었다고 하나, 실질적 불평등이 남아있고 잠재적인 차별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암울한 현실을 너무나 잘 나타내는데, 당시 러시아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가 떠오르게 만들기까지 한다.


 동물농장을 단순 소설로 보고 읽으면, 동물들이 단합해 인간의 농장을 빼앗고 독자적으로 운영, 심지어 번영해나가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 당시 시대 상황을 떠올려보면 작가가 러시아의 독재 정치와 그 중심인 스탈린을 강하게 풍자하고 비판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동물들에 계급이나 인물을 대입하며 읽다 보면 훨씬 흥미롭고 감명 깊게 그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조지 오웰은 이 소설에 “내 평생에 피땀을 쏟아부은 유일한 작품”이라는 평을 남겼는데, 인간의 현실을 동물로 의인화하여 보다 가볍게 보여주면서도 심오하고 뜻깊은 내용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런 호평을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조지 오웰이 표현한 농장의 풍경이 현대 사회와 상당 부분 비슷한 양상을 띄는 점이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에 대해, 그리고 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 더 탐구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1984 등과 같은 그의 다른 걸작들에도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 _ 4기 박소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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