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지에서 울산 고래 전시간까지...돌고래의 끝없는 고통

by 4기박설빈기자 posted Feb 28, 2017 Views 1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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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방법의 대규모 돌고래 사냥으로 악명 높은 일본의 다이지 마을. 이 마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서 빗발치지만, 돌고래 판매는 다이지의 가장 큰 수입원이기에 다이지는 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돌고래 전시를 금하는 법을 제정하는 여러 나라들이 있는 반면, 울산의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그 흐름을 벗어나 지난 9일 다이지에서 돌고래 2마리를 들여왔다. 다이지에서 장생포까지 35시간이라는 긴 여정을 겪은 이 돌고래들은 본래 전시용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두 마리 중 한 마리의 돌고래는 수족관에 들어 간지 5일 만에 폐사했다. 돌고래라는 한 생명체의 생사에 인간은 이토록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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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있는 전시용 돌고래 2마리. 오른쪽 돌고래가 지난 9일 다이지에서 도착한 돌고래이다.[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설빈기자]


필자가 돌고래를 처음 만난 것은 호주 시드니에서였다. 질풍노도의 시기 중학교 2학년의 여름 방학, 생각이 복잡하고 삶의 고단함을 깨닫고 있던 시기, 부모님이 보내주신 나라 호주. 대자연의 모습을 거리의 벤치에 앉아서도 느낄 수 있는 나라, 호주. 그런 호주의 바다, 넬슨 베이에서 필자는 수십 마리의 돌고래가 배 주변을 맴돌며 점프, 점프, 또 점프 수차례 점프하는 것을 보았다. 야생의 정령들과 대면하는 그 순간, 저절로 겸손해 졌다. 바다에선 돌고래들이 주인이었고 우리는 그저 불쑥 나타난 손님이었다. 순간의 감동은 가슴 깊이 각인되었다. 다시 돌고래를 만난 것은 그로부터 1년 뒤. 울산 장생포의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수조에서 훌라후프를 넘고 공 던지기를 하는 돌고래들을 보았다. 가슴이 속 깊은 곳이 쓰라렸다.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 이상을 이동하고, 무리 지어 생활하는 사회적 존재이며, 인간 못지않은 발달된 의사소통 체계와 자의식과 감정을 갖고 있는 고등동물이 비좁은 수조에서 인간이 시킨 동작을 강제로 해야 할 때, 그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고래 조련사였다가 돌고래 보호운동가로 거듭난 릭 오베르의 명언 “인간은 수조에 갇힌 돌고래를 보며 돌고래의 생태에 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것은?미키마우스를?보고 쥐의 생태를 알 수 없는 것과 같다.” 와 같이 살아있는 생명체를 단순히 인간의?눈요기와?흥미를?돋우기?위한?전시용으로 쓰는 것은 굉장히 무례하고 비윤리적인 행위이다. 발달된 지능으로 지구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음에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착각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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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을 위해 좁은 수족관에서 준비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돌고래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설빈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박설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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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유승빈기자 2017.03.01 20:11
    관람쇼 보면 막 신기해하고 동물들이 귀엽고 그랬는데.. 관람객 입장에서는 보지못한 이면들이 많이 잇네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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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조영지기자 2017.03.02 23:22
    수족관에 갖힌 돌고래의 현실에 안타까워하시는 기자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저도 가슴이 아프네요 가엾은 돌고래들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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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lly 2017.03.12 21:06
    어렸을 때에는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동물원과 수족관은 모두 인간만을 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아이들이 동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지만 이런 방법은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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