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Arrival)>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상상력을 철학적으로 풀어내면서도 재미와 생각할거리를 주는 SF영화이다. 외계에서 온 비행물체들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지구에 도착하여,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히기 위해 언어학자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이 외계인들과의 소통을 하려하는 내용의 영화는, 마치 현실 뉴스로 외계인의 도래를 목격하는 듯한 경이감과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진짜 외계인이 나타났을 때 대두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 "언어소통"의 문제를 화두로 삼고 있다는 점도 매우 신선하다. 지적인 자극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선물 같은 영화일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어렵고 난해한 내용의 영화라 관객들 중 영화 관람 후 많은 의문점을 가졌거나,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생겼을 수도 있다. 그런 관객들을 위해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이창환 교수(부산대학교 물리학과)가 '<컨택트>의 물리적인 해석' 이라는 주제로 강의하였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유승민기자]
강의의 주된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3차원의 세계에서 더 넘어서는 고차원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영화 속 외계인들이 타고 오는 일종의 UFO인 '셸'이 어떻게 떠 있을 수 있는지, 셸 속의 중력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또 셸이 어떻게 순간이동하듯 사라질 수 있는지 등의 의문은 3차원 세계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3차원 세계의 우리가 공을 바닥에 튀기면, 우리의 눈에는 공이 튕겨 다시 올라오지만 2차원 세계인 바닥에서는 공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질 뿐이다. 이처럼 그들은 더욱 고차원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고차원적인 공간에서는 시간의 개념도 달라진다. 영화 속 외계인들의 시간은 일직선이 아니다. 그들은 미래를 볼 수도 있고, 과거에 갈 수도 있다. 시간의 개념이 원형인 것이다. 현대과학에서의 시간은 빛이 기준이 되는데, 우주에서는 빛의 흐름이 계속 바뀐다. 블랙홀의 영향이기도 하고, 별과 별 사이의 빈 공간, 즉 진공 공간에서 빛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이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 우주의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 현대과학에서 진공의 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합쳐 본 결과, 시간이라는 것은 정의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결국 4차원 세계, 고차원 세계는 정답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3차원 세계에서의 이론으로 우주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우주는 4차원, 그 이상의 차원세계라 궁극적으로 모순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영화속 언어학자 루이스가 어떻게 외계인의 언어를 해석하였는지 간단히 설명하였다. 영화에서는 상당히 함축된 언어해독 과정을 수학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영화의 원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저)>를 읽어보길 추천하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유승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