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베스트셀러 <쌍둥이별>이 던져준 생명윤리의식 문제

by 4기박서영기자(IT과학) posted Aug 08, 2017 Views 268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2008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소식이 하나 있다영국의회에서 세계최초로 치료용 맞춤 아기를 출산하는 것을 합법화한 것이다치료용 맞춤 아기는 일반적으로 불치병이나 희귀병에 걸린 혈연관계의 가족을 위한 치료를 목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적합한 수정란을 골라 탄생하게 된다종교계에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성을 이유로 맞춤 아기 출산에 반대하고 있지만영국의회는 불치병에 걸린 아이를 그대로 죽도록 내버려 두는 것 또한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치료용 맞춤 아기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였다이처럼 치료용 맞춤 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까지도 전 세계 곳곳에서 치료용 아기를 출산하기 위한 부모들의 신청이 줄을 서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역시 치료용 맞춤 아기와 관련이 깊다이 책의 주인공 안나는 어릴 적부터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언니를 위하여 유전자 검사를 거쳐 태어나게 되고 무수히 많은 수술을 이겨낸다그러나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인 청소년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품으며 삶을 돌이켜보게 된다그리고 진정한 안나를 찾기 위해 더 이상의 수술과 기증을 거부하기 위하여 부모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데 이 책에서는 각 장 제목을 인물들의 이름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


쌍둥이별.PNG

<쌍둥이별>의 일부

[이미지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서영기자]



유전자 진단으로 태어난 안나

옛날에 어디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만약 가족 중 누군가 백혈병이나 암과 같은 질환에 걸렸을 때 어릴 적 보관해놓은 제대혈을 이용하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제대혈은 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탯줄혈액인데 제대혈에는 혈액 성분을 만들어내어 혈액 질환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 조혈모세포와 뼈와 연골의 재생에 사용되거나 각종 암과 유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간엽 줄기세포가 풍부하게 들어있다그러나 제대혈을 보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유명 연예인이나 부유한 사람들만 주로 보관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관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이처럼 가족 중 어느 누구도 제대혈을 보관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수한 질환에 앓게 되는 경우에는 그 가족원의 치료를 위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킴으로써 확률은 높지 않지만 환자와 새 생명의 제대혈이 일치하길 간절히 바라는 부모도 있다.


나는 값싼 포도주나 보름달이나 순간의 흥분에 따른 결과물이 아니었다.” - 안나


이 책의 주인공 안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만약 케이트나 다른 가족의 제대혈이 보관되어 있었다면 안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꽤 높았을 것이다이처럼 주인공 안나는 아주 특수한 목적으로 태어났고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안나는 어릴 적부터 언니에 의해 존재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고 두 자매의 오빠인 제시 역시도 가족들 각자의 역할은 이미 정해져 있어 쉽게 바뀔 수 없다고 믿고 있다하지만 13살이 되자 안나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엄마아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에 널 훨씬 더 사랑했단다.” 만약 부모가 어떤 이유로 아이를 가진다면 그때는 그 이유가 더욱 두드러진다그 이유가 사라지면나란 존재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질서를 흩뜨리지 마안나.” 오빠는 씁쓸하게 말한다. “우리는 각자의 대본을 숙지하고 있어케이트는 순교자 역을 맡고 있고 난 가망 없는 놈이야너는중재자야.”

 

우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나는 언니가 건네주는 그릇들을 닦았고우리 둘 다 진실을 모르는 척하려 애썼다내 속엔 언제나 언니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 내가 있을 뿐 아니라때로는 자유롭기를 바라는 무서운 나도 있다는 진실을 말이다. - 안나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아픈 언니를 둔 아이였다은행에 가면 나한테는 늘 막대사탕을 하나 더 주었다교장 선생님들도 내 이름을 알았다아무도 날 대놓고 짓궂게 대한 적이 없다만약 내가 다른 애들과 같다면 어떤 대우를 받을지 궁금하다아무도 내 면전에 대고 그런 말을 할 배짱이 없는 걸 보면어쩌면 난 꽤 역겨운 앤지도 모르겠다모두들 내가 무례하거나 몰 사납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면서도내가 그렇게 된 건 상황 때문이라서 친절하게 구는 건지도 모른다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짓도 진실한 나인지는 모르겠다. - 안나


안나와 케이트는 떼어놓으려고 해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였다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케이트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고 안나는 그런 언니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언니를 위한 검사를 받아온 안나는 어느 날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한다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친절한 사람들을 볼 때면 자신이 아픈 언니를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며 진실한 안나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안나는 늘 언니에 의해 정의되던 자신의 존재를 되찾기 위해 부모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만그 복잡한 과정 속에서도 늘 소송취하를 고민한다내 생각엔 안나가 케이트를 위한 검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분명 있었겠지만 그것보다 어쩌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이러한 안나의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언제나 언니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가족의 생활이라고 생각된다그래서 사라와 브라이언이 안나를 잘 구슬리고 달랠 때면 안나는 갈대처럼 흔들렸을 것이고 이 글을 쓴 작가도 그런 안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행복추구권이라고 들어보았는가우리나라 헌법에는 행복추구권이라는 조항이 있다행복추구권이란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데 안락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와 고통이 없는 상태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실현하는 권리로 정의된다우리나라에 이러한 조항이 있는 것처럼 안나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비슷한 조항이나 권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안나는 이제는 언니로부터 정의되는 자신의 존재를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찾아 행복을 추구하고 싶지 않았을까?


한 사건이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에서 보여진다는 점참신한 줄거리와 내가 평소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갈래인 소설이라는 점은 이 책의 흥미로운 특징이다이 책의 줄거리를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백혈병에 걸린 언니 케이트에게 골수를 제공하기 위한 치료의 목적으로 태어난 동생 안나의 자아정체성 찾기 프로젝트라고 말하고 싶다. 13청소년기의 안나는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수많은 갈등을 이겨내며 성장해 나간다.

어떠한 책이라도 그 책에는 그 책을 쓴 작가의 평소 생각이나 경험이 담겨있다이 책의 작가인 조디 피콜트 역시 삼 년 사이 수술을 열 번이나 받은 한 아이의 엄마였다이 책에는 케이트와 안나에 대한 사라와 브라이언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어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가 여기 있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My Sister’s Keeper, 2009)>로도 재해석되었다고 하니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 사람들은 영화로도 한번 감상해보길 바란다참고로 영화와 소설의 결말은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 소설은 가족 간의 사랑을 다룰 뿐만 아니라 안나의 성장기 또한 다루고 있다고 생각되기에 성장소설로도 손색없다또한생명윤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자신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할 시기의 청소년들이나 가족 간의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박서영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393382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407806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830535
2030년의 경제 주역들, Youth Change Makers file 2017.09.18 김예원 28683
한의학의 이모저모) 컬러푸드와 음양오행 2016.06.05 신이진 28672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청소년 인터넷 신문 모니터링 활동 진행 2015.07.20 온라인뉴스팀 28670
디스이즈네버댓 두 번째 모험가 이야기, “ADVENTURER2” 3 file 2018.08.27 김다은 28666
청소년증? 학생증? 18 file 2017.02.20 김애란 28665
도를 넘어선 길거리 쓰레기.. 해결책은? 2 file 2017.08.13 이승우 28652
대안학교 학생들이 모였다! 대안학생연대 2017.10.13 장재호 28644
당신이 모르고 있었던 우리나라 어버이날의 유래 2 file 2017.05.05 이세영 28638
나의 스마트폰 속 비서? 1 file 2018.09.19 김찬빈 28634
'내 꿈을 소리쳐!' - 제8차 청소년 연설대전, 막을 올리다 file 2017.07.25 홍정민 28627
화창한 가을, 대전 문화원의 날 file 2014.10.23 정진우 28625
감탄문과 감탄사 -무슨 의미인지는 아시나요? file 2014.08.10 최지인 28609
길거리에서의 흡연, 개선 방법은? 1 file 2017.09.27 어윤서 28604
수학여행 보고서 file 2016.05.28 이서연 28595
쓸 만한 인간 '배우 박정민' 1 file 2018.02.27 강서빈 28516
[일본 관서지방 여행기] pt 4 오사카 (完) 2 file 2017.03.18 박소이 28504
구한말 개화기로 돌아가다, 논산 선샤인랜드 file 2018.12.19 정호일 28475
부산 청소년 연극제, 세상에 연기로 외치다 1 file 2017.05.24 김혜진 28475
동물 실험에 따른 생명윤리 문제 4 file 2017.05.18 김동수 28451
간판 교체, 도로 정비, 배수로 설치...현대화로 한층 새로워진 상계중앙시장 file 2016.08.24 김태경 28438
트렌스젠더 김현수, 당당히 세상을 향해 외치다! 2 file 2017.09.05 김민주 28433
부평 핫플레이스 '평리단길' 3 file 2019.05.14 하늘 28389
부자 마을에 있는 쇼핑몰, 필리핀의 알라방 타운센터를 가다. 2018.04.19 마준서 28381
관객을 뜨겁게 울린 영화1987 현대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다? 2 file 2018.01.24 이해인 28366
대만 인기 퀴어 영화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넷플릭스로 찾아온다 file 2020.12.04 김예슬 28363
우리는 어제 사람을 죽였다 4 file 2020.10.05 정미강 28303
상주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정책제안&활동보고회' 성공적으로 개최 1 file 2016.11.25 김용훈 28271
인공지능, 최고의 발명품 혹은 최후의 발명품 1 file 2017.06.21 장영욱 28245
'에브리타임' 익명성 개선 인식은 어떠한가? file 2020.11.09 석종희 28217
성큼 다가온 추석, 당신의 방을 지켜라! 1 file 2015.09.26 정수민 28162
학교 2017의 시작, 이쯤에서 알아보는 드라마 학교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 4 file 2017.06.08 김혜원 28099
몽골, 이토록 아름다운데 한 번쯤은 가봐야 하지 않겠어? 2 2020.01.22 조하은 28073
치열했던 무안고와 천안신당고의 접전… '2019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 중·고등 선수권 대회' file 2019.03.25 배시현 28062
시험이 끝난 후의 봉사는 어떤 의미일까? 1 file 2016.07.09 이지영 28010
우리 생활 속 숨어있는 수학 원리 file 2020.03.30 장서윤 28001
매력 덩어리, '스포츠 클라이밍' 1 file 2017.09.25 이예준 28001
꿈나무 아이들의 급식실, 편의점 1 file 2017.09.27 신유정 27997
'19금' 정치 속,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기호 1번 더불어민주 문재인 당선 1 file 2017.05.15 최문봉 27953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그리고 싱어롱 문화 1 2018.11.28 김수민 27939
제17회 신동엽 시인 전국 고교백일장, 신동엽 시인 50주기 맞아 뜨거운 문학의 열기 file 2019.04.16 정다운 27916
캣조르바 탐정추리학교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3 file 2019.02.08 심화영 27901
대한민국 힙합 열풍 속 힙합 꿈나무의 도전, 래퍼 Johny Kwony! 1 file 2016.09.25 신재윤 27896
한 생명을 위한 다른 생명을 이용하는 일, 당신은 동의합니까? file 2016.08.25 전지우 27890
학교 속 우리의 쉼터 Wee클래스, 이대로 괜찮은가요? 3 file 2017.04.01 염주원 27880
스마트폰 등장 13년, 소비자들에게 국경은 없다, 스마트폰의 미래 2020.05.19 정미강 27856
새롭게 태어난 공중전화 박스,이젠 시민의 안전지킴이 7 file 2016.02.24 김영현 27847
쿨한 그녀들의 화려한 SNS라이프, '언프리티 소셜스타' file 2018.03.13 박선영 27805
세계 난민의 날- 세계 난민 현황 1 file 2016.06.22 노태인 277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